페이스북이 다른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몸무게, 혈압, 생리 주기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의혹이 번지면서, 유명 건강 관련 ‘앱’들의 절연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앱 70개 중 11개가 사용자 동의 없이 페이스북과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용자가 개인정보를 앱에 입력하면 페이스북에 자동으로 해당 정보가 전송되어 왔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회원이 아닌 이용자의 정보도 공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WSJ 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과 관련 앱들은 발뺌에 급급했다. 페이스북은 다른 앱 개발사로부터 민감한 개인정보를 전송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정보를 제공해오던 업체 네 곳은 개인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는 페이스북의 무단 정보 수집 관련 주 정부 차원의 조사를 명령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무단 수집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WSJ 보도가 나오기 전인 17일 영국 하원 디지털ㆍ문화ㆍ미디어ㆍ스포츠(DCMS) 위원회는 정부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개인정보 수집과 유출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해 사용자 8,700만명의 정보가 새나간 사건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다만 WSJ는 페이스북과 앱 업체 가운데 정보 공유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광고를 판매하기 위해 다른 앱과 연동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왔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이런 정보 공유가 “업계의 일반적 관행”이라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도 이러한 관행 속에서 페이스북에만 정보 수집의 모든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앱 개발자들이 페이스북과 어떤 정보를 공유할지 직접 결정하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이 과정에 관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들은 페이스북이 정보 공유 소프트웨어 제작에 참여했기에 정보 수집에 당사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홍윤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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