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5살 의붓아들 아동학대로 숨지게 한 혐의 계모 구속

제주경찰청 전경.

제주에서 5살 의붓아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계모가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6시30분쯤 의붓아들인 A(5)군의 뒷머리 부분을 다치게 하고, 같은해 12월 6일 오후 8시13분쯤 A군을 훈육하던 중 기절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B(35)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군은 쓰러진 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20일 만인 지난해 12월 26일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숨졌다.

경찰은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아동의 얼굴에서 멍 자국이 발견되는 등 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B씨가 지난해 2월쯤부터 A군이 자주 울고 떼를 쓰면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속해서 학대행위를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A군 부검 결과에서도 배, 등 등 몸에 상습적인 학대 정황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학대가 의심된다는 전문의 5명의 의견이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또 B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계속해서 말을 번복하는 등 진술에 일관성이 없었으며, 범행을 은폐하려 한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도 확보했다.

그러나 B씨는 A군이 혼자 놀다가 실수로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고 하는 등 자신은 학대한 적이 없다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