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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일상이 된 경북체육회 금품 로비, 손 놓은 경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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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일상이 된 경북체육회 금품 로비, 손 놓은 경북도

입력
2019.02.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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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현기자
류수현기자

경북지역 체육계를 이끌고 있는 경북체육회가 연일 시끄럽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인 ‘팀 킴’의 지도자들은 선수 인권침해는 물론 상금 및 후원금을 횡령하고 친인척 채용비리까지 드러나 말썽이다.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회장 직무대행과 그의 장녀, 사위 등 경북체육회 컬링팀 지도자들은 선수들에게 욕설한 것을 포함해 인격을 모독하고 과도하게 사생활을 통제한 것이 정부 감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김경두 전 회장은 물론 경북체육회 컬링팀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경북체육회가 컬링팀과 관련한 심의 문서를 허위로 꾸민 사실도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다. 2021년 개최될 경북도민체육대회 개최 도시 선정을 앞두고 유치를 희망하는 시ㆍ군이 금품로비를 벌인 사실(본보 13일자 12면)이 드러났다. 울진군 공무원은 경북체육회 이사와 관련 공무원 등 36명에게 대게 선물세트를 돌렸고, 김천시체육회 임원은 경북체육회 임원들에게 호두 선물세트를 전해 빈축을 샀다.

이들은 하나같이 설 명절을 앞두고 통상 전하는 선물일 뿐 도민체육대회 개최지 선정을 위한 로비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선물세트를 돌린 김천시와 울진군은 대회 유치를 희망한 시ㆍ군이다.

경북체육회와 경북도는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내부 직원들에 따르면 선물세트 전달 사실이 알려진 후 발칵 뒤집혔다.

경북도체육회의 로비 사건은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포항시체육회가 전국체육대회 유치를 위해 경북도체육회 이사들에게 전복과 멸치 로비를 벌여 물의를 빚었다. 당시 경북에서는 2020년 101회 전국체전 개최권을 놓고 포항시와 구미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처럼 경북체육회는 체육대회만 열리면 금품이 오가 말썽이지만 대응책도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2년 전 포항시체육회의 로비 사건 때와 다름없이 쉬쉬하며 내부 입 단속에만 진땀을 흘리고 있다. 체전만 되면 금품 거래가 이뤄지는 잘못된 관행을 고치려고 애쓰기는커녕 해마다 전하던 명절 선물에 불과하다며 사태를 덮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경북체육회 직원들에 따르면 최근 열린 경북체육회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오히려 “관례적인 명절선물이니 과대해석을 하지 말라”는 의견이 나왔다.

수사기관마저 되풀이되는 비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지방경찰청 한 간부는 경북체육회에 금품이 전달된 내용을 접하고도 “관계자들의 고소 고발이나 경북도의 수사의뢰가 있을 때 수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태연한 모습을 나타냈다.

경북도는 뒤늦게 26일 도민체전 유치를 신청한 김천시와 울진군, 예천군 등 세 곳을 올해 개최 도시인 경산시로 불러 공정협약식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곪을 대로 곪은 체육회 내부 문제 해결은 이 같은 보여주기식 행사로는 안 된다. 경북도는 비리 관련자를 수사의뢰하고,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 그래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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