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미만 고혈압 가진 심방세동 환자, 뇌경색 위험 매년 2~6% 늘어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빈맥), 늦거나(서맥), 불규칙해지는 부정맥(不整脈 arrhythmia)은 돌연사(90%)와 뇌졸중(30%)을 일으킨다. 부정맥 가운데 심방 부위가 무질서하고 아주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心房細動)이 가장 위험하다. 심방세동 환자의 80%가 고혈압을 앓는데, 이 두 질환을 함께 앓으면 뇌경색 위험이 커져 심방세동 환자에게 혈압 관리가 필수다.
그런데 65세 미만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발생 위험은 고혈압을 앓은 기간이 1년 길어질수록 연평균 2~6%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영 김태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양필성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토대로 심방세동 환자의 고혈압 유병기간별 뇌경색 발병 위험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다.
정 교수팀은 2005~2015년 심방세동을 첫 진단 받은 95만명 가운데 요건을 충족하는 24만6,459명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가 83.2%(혈압약 복용 등으로 혈압이 140㎜Hg 미만으로 잘 관리되는 환자 60.4%, 그렇지 않은 환자 22.8%)를 차지했다. 이들이 고혈압을 앓은 기간은 5년 이상 45%, 3년 미만 40%, 3~4년 15% 순이었다.
심방세동 환자의 성별, 심부전ㆍ흡연ㆍ만성콩팥병, 뇌졸중 경험 여부와 체질량지수(BMI), 가계소득ㆍ수축기혈압(최고 혈압) 수준 등 변수를 보정했더니 고혈압 유병기간이 길수록 혈압이 정상인 환자보다 뇌경색 발생 위험이 1.32배(3년 미만)~1.52배(5년 이상) 높았다.
심방세동 진단 당시 수축기혈압이 10㎜Hg 높아질수록 뇌경색 위험은 6%씩 증가했다. 반면 혈압약 복용 등으로 수축기혈압이 정상(120㎜Hg 미만)으로 관리되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발생 위험은 고혈압이 없는 환자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고혈압 유병기간이 5년 이상인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위험은 수축기혈압이 140~159㎜Hg이면 혈압이 정상인 환자의 2.06배, 160㎜Hg 이상이면 1.95배였다. 고혈압 유병기간이 3년 미만이면 위험도는 1.5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고혈압 유병기간과 뇌경색 위험 간 상관관계는 연령대별로 달랐다. 54세 이하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위험은 고혈압 유병기간 4~7년은 연평균 2%, 그 이후에는 6%씩 높아졌다.
55~64세 심방세동 환자는 고혈압 유병기간이 1년 길어질 때마다 뇌경색 발병 위험이 4%씩 증가했다. 반면 65세 이상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발병 위험은 고혈압 유병기간 7년까지 65~74세는 연평균 3%, 75세 이상은 8%씩 증가하다 정체하거나 줄었다.
김 교수는 “65세 미만 장년층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경색 발병 위험이 고혈압 유병기간에 비례해 계속 늘어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젊은 심방세동 환자가 증가하는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고혈압을 조기에 적극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뇌경색 예방을 위한 혈압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수축기혈압을 120㎜Hg 미만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고혈압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발병="" 위험=""> 고혈압>
(정상혈압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위험을 1로 했을 때)
수축기혈압(최고혈압) 관리 구간 (단위: ㎜Hg) |
고혈압 유병기간 | ||
3년 미만 | 3년 이상 5년 미만 |
5년 이상 | |
120 미만 | 통계적 차이 없음 | 통계적 차이 없음 | 통계적 차이 없음 |
120~139 | 1.38 | 1.53 | 1.64 |
140~159 | 1.53 | 1.47 | 2.06 |
160 이상 | 1.55 | 1.87 |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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