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뺀양’보다 ‘빨리 빨리’에 더 익숙해진 DGB 라오 리싱 직원들
“워크샵에서 장기 자랑을 했는데, 라오스 직원들이 보여준 열정적인 퍼포먼스는 방탄소년단(BTS) 공연 저리 가라 할 정도였습니다. 한국 사람 다 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16년 12월에 설립한 DGB 라오 리싱(DGB 캐피탈 라오스 법인)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방비엥에서 1박 2일 워크샵을 가졌다. 김연석(49) DGB 라오 리싱 법인장은 “어떤 업무든 타이밍이 생명이고 이를 놓치지 않으려면 일에 몰입해야 하는데 직원들이 워크샵 일정 하나하나에서 그런 열정을 보여줬다”면서 “DGB 라오 리싱의 희망을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직원들 덕분에 DGB 라오 리싱은 벌써 많은 것을 이루었다. 설립 1년만에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했고, 2018년에는 누적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현재 총자산은 4천300만 달러다. 직원도 6명에서 34명으로 늘었고, 새로운 사업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표적 한상기업인 코라오그룹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만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가전제품 및 핸드폰 할부금융 등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김 법인장은 “든든한 직원들과 DGB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는 만큼 지금처럼만 해도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는 우리 직원들을 ‘전투형 라오스인’이라고 부릅니다. 여느 라오스인들은 ‘보뺀양’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괜찮아’라고 하는 뜻인데, 본인이 실수해도 ‘보뺀양’이라고 합니다. 인간관계에서는 괜찮을지 몰라도 팀웍을 발휘해서 일을 해야 할 때는 ‘보뺀양’보다는 열정과 몰입이 더 필요합니다. 우리 직원들은 한국인들 못잖게 열정적이고 ‘빨리 빨리’로 불리는 신속 정확한 업무 처리에도 익숙합니다, 하하!”
DGB 라오 리싱의 라오스 적응기는 곧 라오스 직원들의 적응 분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선두에 선 직원이 친다완(31)이다. 그는 한양대학교에서 유학한 재원으로 영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통하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금융 관련 명확한 규제 법률이 없었던 점”이라고 밝혔다.
“금융 관련 법이 너무 간단해서 해석의 여지가 너무 많아요. 라오스뿐만 아니라 동남아 국가 어디서든 그런 어려움을 느낀다고 들었어요. 모르는 것이 나오면 본사의 한국 직원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웠어요. 한국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며 반드시 업무를 성사시켜려 애를 썼어요. 그렇게 회사와 함께 저 자신이 조금씩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완니(23)도 DGB 라오 리싱의 재원이다. 라오스 직원들이 종종 ‘뚜이누이’라고 부른다. 통통하고 귀엽다는 뜻이다. 환한 미소 덕분에 고객들 사이에서 가장 친절한 직원으로 통한다. 지난해 4월 한국 연수에 참여해 DGB 한국 직원들 사이에서 ‘라오스의 이하늬’란 애칭을 얻기도 했다. 그녀는 “대학(동캄상대)에서 금융을 전공했는데, 입사한 후에 배우는 게 너무 많다”면서 당찬 목소리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DGB 라오 리싱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법인장은 “박항서 감독의 축구 열풍을 두고 한국식 발전 모델이 동남아에서 성공한 예로 해석하는 분들이 많은데, DGB 라오 리싱 역시 한국식 성공 모델이란 인식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성취를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라오스도 한류 열풍이 거셉니다. 대중문화계에서 문화 한류를 일으켰다면, 저희 DGB금융그룹은 금융 분야에서 한류를 형성하는데 미력이나마 일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DGB 라오 리싱 직원들이 라오스 금융계의 방탄소년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이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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