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쏘카 대표가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택시업계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얼마 전 자신을 고발한 택시업계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강경 발언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엔 고급택시 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타다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는 21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와 고급 택시의 협업 플랫폼 ‘타다 프리미엄’을 공개했다. 타다 프리미엄은 고급택시 면허를 가진 기사들이 참여하는 고급택시 콜 서비스로,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카카오블랙’이나 ‘우버블랙’과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낮다. 박 대표는 “비교적 합리적 가격대이기 때문에 승객은 물론 기사 입장에서도 훨씬 많은 수요를 만들어낼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프리미엄 서비스 공개가 택시업계를 의식한 쏘카 측의 전격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원래 4월 서비스 즈음에 맞춰 공개가 될 예정이었는데, 한 달이나 앞서 시점이 앞당겨진 배경에는 최근 빚어지고 있는 택시업계와의 날 선 공방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물론 택시업계와의 공존을 강조한다. 이 대표는 “현재 택시 운행률이 50~60%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타다 프리미엄은 공차를 줄이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 역시 “타다가 그 동안 구축한 긍정적인 브랜드 가치를 택시회사와 기사들에게 나눔으로써 택시를 고급화하고 이동수단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일반택시에 비해 고급택시가 ‘앱 미터기(위치추적장치를 이용한 요금 부과 기술)’ 사용과 탄력 요금제 적용 등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반 택시 기사들은 불쾌한 표정이다. 고급택시와 협업하는 것과 무관하게 23만명에 달하는 일반기사들은 여전히 타다와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타다가 공존을 내세우면서 고급 택시 시장에까지 진출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초기에 프리미엄 서비스에 합류하는 100대에 대해서는 차량 구입비 등을 일부 지원하겠다며 일부 ‘당근’도 제시됐지만, 고급 세단 차량을 구비해야 하는 데다 특별 면허도 필요한 만큼 일반 기사들에게는 진입할 장벽이 높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단기적으론 걱정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기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 것”이라며 “타다는 택시와 경쟁하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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