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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 “팬들이 선물한 2시즌 모든 걸 불사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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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 “팬들이 선물한 2시즌 모든 걸 불사르겠다”

입력
2019.02.21 16:32
수정
2019.02.21 19: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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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이 21일 경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축구공을 들어보이고 있다. 화성=김형준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이 21일 경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축구공을 들어보이고 있다. 화성=김형준 기자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36ㆍ수원삼성)은 지난해 12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에서 홈 팬들로부터 잊지 못할 응원을 받았다. 경기장 한쪽엔 자신의 시즌별 유니폼이 걸려있었고, 서포터 프렌테 트리콜로는 그의 등번호(26번)에서 착안해 전반 26분 ‘염기훈 응원가’를 힘차게 외쳤다. 팬들이 그를 노래한 건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던 그를 수원에 ‘눌러 앉히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다. 비슷한 시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염기훈을 지켜달라는 뜻의 ‘#지켜주세염’ 해시태그 게시물이 줄을 잇기도 했다.

그런 팬들의 염원은 현실이 됐고, 염기훈은 선수인생 막판 새로운 꿈을 품게 됐다. 마지막까지 수원 팬을 위해 불사르고, 이들 앞에서 멋지게 은퇴하는 게 목표란다. 21일 경기 화성시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염기훈은 “지난해 아쉬운 성적(6위)을 거뒀음에도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남은 2시즌 내 모든 걸 걸겠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이번 시즌 목표는 크게 두 가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서울과 펼칠 ‘슈퍼매치’ 전승이다. 특히 최근 5년새 전패한 슈퍼매치를 꼭 ‘접수’해 자신은 물론 팬들의 자존심도 회복시키고 싶단 각오다.

물론 올해 팀 전력도 ‘명가’로 불리던 옛 명성을 회복하기엔 버거운 모습이다. 조원희(36) 신화용(36) 박종우(30) 등 베테랑들이 빠진 데 비해 선수영입이 원활치 않았기 때문이다. 염기훈은 “팀의 무게감이 떨어진 건 확실한 것 같다”라면서 “전력을 탄탄히 보강한 전북과 울산을 넘어서긴 쉽지 않겠지만 겨울 동안 조직력이 잘 다듬어져 ‘(이번 시즌도)해볼 만 하다’는 생각은 하게 됐다”고 했다. 이임생 신임 감독이 다진 수비조직력에도 믿음을 드러냈다. “지난해처럼 막판에 골을 먹고 무너지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이 21일 경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축구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화성=김형준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이 21일 경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축구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화성=김형준 기자

올해로 수원에서만 9시즌째를 치르는 그는 “내가 처음 수원에 입단한 2010년과 지금을 비교하면 팀의 위상에 변화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후배들이 남고 싶은 팀, 다른 선수들이 오고 싶어 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팬들도 경기장에 오고 싶어지도록 먼저 발벗고 노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말엔 철저한 ‘현실 자각’이 배어있다.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했던 과거엔 경기만 열심히 뛰면 팬들이 찾아줬지만, 이제 선수들이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야 할 때라는 게 염기훈 얘기다.

K리그에서 뛰던 유망주들의 중국 등 아시아권 진출을 두고는 “아쉽지만 이해는 된다”고 털어놨다.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김민재(23)의 경우, 유럽 구단의 공식 영입제안이 없었던 데다 베이징에서 K리그에서 쉽게 만질 수 없는 수준의 연봉과 이적료를 제시했다면 충분히 옮길 수 있을 거란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염기훈은 “돈이 축구인생의 전부가 아닌 건 확실하다”고 했다. 그 역시 4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클럽으로부터 당시 연봉의 4배에 육박하는 연봉의 영입 제안을 받았으나, 수원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는 아내의 조언과 구단 만류에 수원에 남았다. 그는 “솔직히 그 시즌(2015년)엔 후회도 컸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단 생각이 든다”라면서 “K리그에 남을 스토리, 구단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는 영예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화성=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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