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류중일 LG 감독은 선발 마운드 구성을 두고 마지막 5선발 퍼즐 맞추기에 고심 중이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 차우찬, 임찬규가 1~4선발로 내정된 가운데 5선발 후보군만 6~7명에 이른다. 그 중에서도 류 감독이 내심 기대하는 선수는 베일에 싸인 장원삼(36)이다. KBO리그 좌완투수 통산 다승 3위(121승)에 빛나는 베테랑이지만 아직은 몸 상태에 물음표가 붙어 있고, 그의 투구를 직접 보지 못한 류 감독의 궁금증이 클 법도 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삼성에 방출을 요청한 뒤 LG에 새 둥지를 튼 장원삼은 무릎 재활로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21일 경기 이천의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장원삼은 “4월 등판을 목표로 차질 없이 재활을 진행 중”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롱토스까지 마친 장원삼은 이날 20m 플랫(마운드가 아닌 맨땅에서 하는 투구)을 진행했다. 유동훈 LG 재활코치는 “대체적으로 몸 상태에 별 이상이 없어 보이고 익스텐션(투구 시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과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서 무릎만 완쾌되면 생각보다 빨리 만들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음주에 한 차례 플랫피칭 후 하프피칭을 실시할 예정이다. 장원삼은 “류 감독님께서 보고 싶어하시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실제 마운드에서 던지는 건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긴 하다. 하프피칭까지 해 보고 오키나와 2차 캠프 합류를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2006년 현대에 입단해 우리, 히어로즈로 간판을 바꾼 2009년까지 뛴 장원삼은 2010년 삼성으로 옮겨 지난해까지 9시즌을 몸담았다. 2012년 개인 최다인 17승을 올리는 등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거두며 좌완 에이스로 거듭났지만 2016년부터는 부상 여파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리곤 지난 시즌 종료 후 삼성 유니폼을 스스로 벗었다. 그는 “재작년 연봉 계약 때 이미 삼성과 합의했던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장원삼은 “삼성에서 좋은 성적도 냈고, FA를 통해 많은 돈도 받았고, 결혼도 했으니 감사한 팀이다. 마지막까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에서 야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삼성 구단에 감사하고 받아준 LG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직은 상관없다. 마지막 팀이라는 각오로 힘 닿는 데까지 LG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천=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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