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근(62) 베트남 관광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지금 최상”이라면서도 “앞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궂은 날에 대비해야 하고, 지금이 그 적기”라고 마했다.
이 대사는 13세기 외가의 박해를 피해 고려 옹진에 정착한 베트남 리(Ly) 왕조의 7대 왕자 이용상(Ly Long Tuongㆍ李龍祥)을 시조로 하는 화산 이씨 31대손이다. 2010년 베트남으로 귀화했고, 베트남 공산당 조국전선부 위원 및 베트남 관광대사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뛰고 있다.
베트남 조상의 한반도 정착을 들어 한국ㆍ베트남의 관계를 ‘필연’이라고 규정한 그는 “언젠가는 좋아질 관계였지만, 박항서 감독이 그 시기를 크게 앞당겼다”며 “이 불을 잘 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시급하게 고쳐져야 할 것으로 한국인들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꼽았다. 이 대사는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 한국인데, 베트남에 온 한국인들은 그들에게 수준 차이 난다며 무시하고 그걸 또 겉으로 티를 내는 경향이 있다”며 “이 같은 행동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에서 지금처럼 양국 관계가 우호적일 때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앞으로 웬만한 일로는 관계가 흐트러질 일은 없을 것”이라며 비자 문제 등에 있어 베트남 국민들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베트남 대도시 거주민들에만 한해 비자 발급기준을 완화해 놓고도 불법체류자 문제를 들어 문을 열지 않고 있다”며 “그런 식으로 따지면 베트남 내 한국인 불법 근로, 사업도 만만치 않다.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과거 월남전 참전 문제가 있긴 하지만 특수한 시대 상황에서 불가피 했던 측면도 있는 만큼 이 문제로 한ㆍ일 관계에서와 같은 감정들은 쌓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낭=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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