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주공간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달 인류사상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하는 등 거침없는 우주굴기(堀起ㆍ우뚝 섬)를 실현해가고 있는 중국이 우주 태양광발전소 건설 경쟁에서도 미국 등 다른 우주과학 선진국들을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엔가젯과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우주방위산업체인 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이 최근 우주공간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기지를 충칭(重慶)에 짓기로 하고 충칭시정부, 충칭대학, 시안(西安)전자과기대학 등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초기 비용만 2억위안(약 332억6,000만원)이 들어가는 충칭 기지에는 우주실험실과 열기구 테스트 홀, 송신 안테나 등이 갖춰질 예정이고 50~200m에 달하는 마이크로파 전송 테스트 플랫폼도 배치된다.
우주 태양광발전소는 지구 궤도를 돌며 태양광을 축적해 전력을 만든 뒤 이를 마이크로파나 레이저 형태로 지구에 전송함으로써 이를 전력화한다는 구상이다. 구름에 가리거나 일몰 후엔 효율이 떨어지는 지상과 달리 우주에선 99% 효율로 태양광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충칭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1㎡ 크기 태양전지의 경우 중국 북서부 지역에 비해 성층권에선 20배 정도, 3만6,000㎞ 상공 지구궤도에선 30~40배 이상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내년에 충칭 시뮬레이션 기지를 완공한 뒤 2025년까지 성층권에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에는 우주공간에 메가와트(MW)급, 2050년에는 기가와트(GW)급 태양광발전소를 세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주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선 1,000톤이 넘는 부품과 설비가 필요한데, 중국 연구진은 로봇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우주공간에서 조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기에너지를 지구로 보내기 위한 마이크로파 복사 분야의 연구에서도 최근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충칭 기지 건설은 2008년부터 우주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국가전략으로 추진해온 중국이 10여년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선진국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하는 의미가 있다. 일본도 10여년 전부터 우주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추진해왔고 내년 10MW급 위성을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미국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이용해 전력에너지 전송 실험을 할 계획이고, 유럽은 2004년 인공위성에 탑을 세우는 형태의 태양광발전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리밍(李明) CASC 우주기술연구원 주임은 “중국의 과학자들은 지난 10년 간 우주 태양광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에 있어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데 주력해왔고 마이크로파나 레이저의 복사 문제 등 기술적 분야에서도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 “중국은 향후 10년 정도면 실용 가치가 있는 우주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첫 번째 나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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