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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오윤아, 악으로 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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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오윤아, 악으로 깡으로

입력
2019.02.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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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저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은 마음으로 달려왔었죠.”

2000년 레이싱퀸 선발대회 1위로 뽑히며 연예계에 입문했던 오윤아. 2004년 SBS ‘폭풍속으로’를 통해 연기자로 입문한지도 어느덧 1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녀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큰, 욕심 많은 배우다.

“사실 여기까지 힘들게 온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감사한 일이죠. 한계를 넘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저를 향한 편견도 깨고 싶다는 마음으로 달려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30대 중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 그런 것들이 지치기 시작하더라고요. 물론 저의 문제였죠. ‘더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까, 한계는 여기까지인 것 같은데’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여전히 저에 대한 편견이 있으신 분들도 많았고요. 그래서인지 그 당시에는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조금 쉬어야겠다 생각하던 때 ‘언니는 살아있다’를 만났고, 은향이라는 캐릭터를 만나면서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싶었죠. 그 때 이후로 팬 분들도 생긴 것 같아요.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긴 것 같아서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요. 사실 아직도 많이 부족해요.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고요. 모든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은데, 제가 열심히 해야죠.(웃음)”

‘언니는 살아있다’로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겪었다는 오윤아는 최근 ‘신과의 약속’에 출연하며 또 한 번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오윤아는 “나경이라는 인물의 절실함과 절박함을 표현해 내고 싶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됐던 작품”이라고 입을 열었다.

“처음엔 사실 이번 작품을 거절하기도 했었어요. 사실 나경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건 사실이었고, 연기를 하는 맛도 있을 것 같았지만 굉장히 힘들 거라는 것 역시 알고 있었거든요. 역할에 대한 부담도 컸는데, 나경이라는 인물이 가진 절박함과 절실함 속 그 여자의 심정이 굉장히 안타깝게 다가왔어요. 시청자 분들께서는 우나경이라는 인물을 단순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여자의 아픔이나 슬픔을 단순히 악역으로만 표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모든 부담감을 감수하고 나경이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봐야겠다 결심했던 것 같아요.”

도회적인 이미지 때문일까, 그간 오윤아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다소 강렬한 성격의 캐릭터들을 소하해 왔다. 2017년 방송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도 휘음당 최씨 역으로 악역을 소화했던 오윤아는 이후 ‘언니는 살아있다’ ‘훈남정음’ 등을 통해 악역 이미지를 벗는 데 성공했던 바 있다. 그러나 약 2년 만에 또 한 번 강렬한 악역으로 돌아온 오윤아에게 이러한 연기적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조심스레 질문을 건넸다.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역할이 그랬던 거라고 생각하고, 겉으로 보이기엔 그런 인물들일진 몰라도 나름의 아픔이 있던 역할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훈남정음’에서 양 코치 역은 그야말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역할이다보니 제가 아직 부족해서 많은 분들에게 호응을 못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숙제는 있는 것 같아요. 편안한 연기, 굉장히 하고 싶어요. 그런데 사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연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연기도 잘해내기 위해서 아직도 연기 공부를 하고 있고, 탄탄해지려고 노력 중이에요. 언젠간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좋은 작품에서 편안하고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때를 기다리고 있어요.”

“해내고야 말겠다”는 오윤아의 ‘깡’은 예능에서도 터졌다. 오윤아는 최근 MBC ‘진짜 사나이 300’를 통해 특급전사에 도전, 두려움을 끝내 극복해 내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감동을 선사했다.

“예능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였는데, 많은 분들이 친근감에 대한 지점을 이야기해주셨던 것 같아요. 저희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많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앞서 지난 시즌을 한 번 고사했던 끝에 이번 시즌에 합류하게 됐죠. 나름 운동도 열심해 해왔던 덕분에 처음엔 부담이 없었어요. 잘 버틸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죠. 그런데 특전사 도전 당시에는 제가 해외 봉사와 다른 촬영 등 스케줄이 굉장히 많았을 때였어요. 살이 너무 많이 빠진 상태에다 운동을 못해 체력이 없는 상황에서 특전사를 가야 했었죠. 발목도 다쳐서 인대가 끊어져 있는 상황이다 보니 처음부터 자신감이 없었는데, 그래도 갔으니 ‘깡으로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실제 훈련 수준에는 미치지도 못했겠지만 높은 강도의 훈련을 받고 나니 반나절 만에 몸이 굳어버리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컸고 민폐를 끼쳐서 죄송했죠. 그냥 이를 악물었던 것 같아요. 실전 격투술을 할 때는 15번 정도 쓰러졌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견딜 수 있었던 건 ‘나는 깡도 있고 패기 하나로 온 사람인데 그런 걸 잃어가는 것 같다’는 마음 덕분이었죠.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죽다 살아났어요.(웃음)”

스스로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던 ‘신과의 약속’과 ‘진짜 사나이300’에서 끝내 유종의 미를 거둬낸 오윤아는 대중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아무래도 이렇게 사랑 받는 역할을 하고 나면 그 다음이 조금 부담스러워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으로 또 열심히 일 할 예정이니 기다려 주셨음 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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