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원 “공개 사과해야”… 이 의원 “겁박 안 해”
자유한국당 이학재(인천 서구갑) 의원 폭언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 의원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한 인천 서구의회 정인갑 구의원은 18일 이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으나 이 의원은 정 구의원에게 화를 낸 사실은 있으나 겁박한 사실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정인갑 구의원은 이날 서구의회 송춘규 의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동료 구의원 10명과 함께 구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의원의 폭언과 겁박은 서구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서구의회 구의원은 모두 17명이지만 이날 한국당 소속 구의원 6명은 기자회견에 동참하지 않았다.
정 구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의원이 자신에게 폭언을 하고 겁박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16일 인천 서구 청라광역폐기물소각장 인근에서 열린 소각장 증설 반대 및 이전 등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발언을 마치고 난 뒤 이 의원에게 “싸가지 없는 XX, 어린 노무 XX, 가만 안 놔둔다’는 폭언을 들었다는 것이다. 정 구의원은 이날 집회에서 “서구에는 제가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정치인이 없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연장될 때 인천시장, 경기도지사, 환경부 장관은 누구였는가” 등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의원이 폭언을 했을 당시 현장에 이 의원 보좌관 등 다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 구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이 페이스북 게시물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이 폭언을 한 다음 날 전화가 와서 당시 폭언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는 말을 하면서 페이스북 게시물을 내려달라고 한 녹취가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 공개를 할 수도 있다”며 “이 의원의 반성과 진실된 사과가 없다면 다른 의원들과 논의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 구의원을 겁박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구의원 폭언 논란 진실은’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집회가끝난 다음에 정 구의원을 따로 ‘본인의 주장을 하면 되지 사실도 아닌 것을 갖고 나를 비난하고 정치적으로 편향되게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심하게 화를 냈다”라며 “정 구의원이 죄송하다고 몇 번이나 사과를 했는데 그리고 나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정 구의원 나이 대에 구의원을 했었고 30대에 구청장을 해 구의원의 역할, 구청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겁박할 수 있게는 가”라며 “정 구의원이 우리 둘이 이야기 한 것을 여러 명이 들었다는 등 얘기를 하는데 다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정 구의원을 과거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지역구 미래세대위원장으로 추천해서 활동하게 했다는 인연을 소개하면서 “본질과 다르게 호도되고 심려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 모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