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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12년 전처럼 과감하진 않겠지만… 판에 박힌 야구 안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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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12년 전처럼 과감하진 않겠지만… 판에 박힌 야구 안 할 것”

입력
2019.02.19 07: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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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팀은 경험이 중요, 이대호 다시 부를 수도”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 KBO 제공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 KBO 제공

한국 야구대표팀의 지휘봉을 맡은 김경문(61) 감독은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들인 이유를 ‘보답’이라 했다. 선동열 전 감독의 후임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을 맡기로 한 그는 “12년 전 베이징올림픽 덕분에 프로 감독도 생각 이상 오래 한 것 같다”면서 “어떻게 보면 그에 대한 보답이고, 지금 어려운 시기에 피하는 건 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전임감독을 수락한 배경을 설명했다.

코칭스태프 조각을 마치고 선수 점검을 위해 오는 22일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는 김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본보와 만나 대표팀 감독의 포부와 선수 선발 가이드라인, 15년 현역 사령탑을 지내고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소회 등을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해 시즌 도중인 6월 3일 NC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납득할 수 없는 구단의 결정에 팬심이 들끓자 김 감독은 휴대전화를 꺼놓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훌쩍 떠났다. 김 감독은 “두산에서 8년, NC에서 7년, 15년 동안 쉬지 않고 왔다. 선수 때부터 은퇴 직후 코치 생활 9년까지 평생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된 일상이었다”고 돌아보면서 “미국에서 여행도 하고, 야구도 보면서 힐링을 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7개월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매년 8월 23일은 야구의 날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한국이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딴 날에 맞춰 제정된 기념일이다. 당시 프로 감독 5년차이던 김 감독이 팀을 맡아 미국, 일본, 쿠바 등 야구 강국을 잇따라 꺾고 9전 전승의 신화로 사상 첫 올림픽 챔피언에 올려 놓았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좌투수에 좌타자를 내거나, 4번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변칙 용병술로 화제가 됐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김 감독은 “지금은 그 때처럼 과감하진 못할 것 같다”고 웃으며 “다만 판에 박힌 야구는 여전히 지양한다. 적절한 안배를 통해 최상의 야구를 펼쳐보겠다”고 자신했다.

12년 전 패기의 감독에서 백전노장으로 돌아온 김 감독이지만 선수 선발 기준만큼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야구는 베테랑이 반드시 필요하고 국제대회에서는 그들의 경험이 더 중요하다”면서 “지금 선수들 면면을 보니 오른손타자가 부족하더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대호(롯데)를 다시 부를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일부 선수들의 최종 엔트리 발탁으로 논란이 됐다. 금메달을 따고도 그 여파가 가라앉지 않았다. 김 감독은 12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나도 그 때 잘 치던 김태균(한화)을 뽑지 않고 부진한 이대호를 데려가서 말이 있었다. 최종예선에서 너무 잘해줬던 대호가 리그에서 잠시 부진했다고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이번 역시 아무리 잘 뽑았다 해도 한 두 명의 선수를 두고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기술위원회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고, 또 팬들에게도 설명할 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티켓 2장이 걸려 있는 프리미어12 예선 조 추첨 결과 한국은 C조에 편성돼 쿠바, 호주, 캐나다와 함께 조별 예선을 치르게 된다. 김 감독은 “조 편성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한국(고척)에서 열리는 예선에서 확정을 짓는 게 편하다”면서 “베이징올림픽 땐 프로팀 감독이었지만 지금은 전임감독이 됐으니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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