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농도 실시간 제공 위해
전국에 첨단 측정기 2000개 설치
서울시 기준 1㎢당 한 개 ‘촘촘’
‘우리 아이 등하굣길 경로를 바꿔야 할까?’, ‘등산을 하기엔 괜찮은 정도인가?’, ‘세차는 미뤄야 할까?’
매일 아침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지만 마스크를 쓰고 나가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걱정들이 많다.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국가측정소는 서울 지역에 39개뿐이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25개인 서울의 자치구 당 2곳에도 크게 모자라는 숫자다. 서울 종로구만 해도 면적이 23.91㎢나 되다 보니 측정소는 ‘내가 숨쉬고 있는 실제 위치’와 적잖은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우려를 덜기 위해 KT가 정확한 위치 기반의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 제공 앱을 출시했다. 서울에만 550개의 측정소를 설치해 이 곳에서 수집한 촘촘한 데이터로 단순히 미세먼지 농도가 ‘좋다’ ‘나쁘다’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나들이를 떠나도 괜찮은지, 빨래는 해도 되는지 이용자들의 생활과 연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KT는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와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 가이드를 제공하는 앱 ‘에어맵 코리아’를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KT가 전국에 설치한 2,000개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측정하는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전국의 국가 측정소(391개)보다 5배 이상 많은 규모로 더 촘촘하고 정확한 수치가 제공된다. 현재 위치를 선택하거나 관심 지역 등을 설정해 두면 주기적으로 수치가 업데이트 되고, ‘빨래 지수’ ‘운동 지수’ ‘세차 지수’ 등 일상 활동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에어맵 코리아의 최대 강점은 분 단위 미세먼지 측정과 촘촘한 커버리지다. 서울의 측정소간 간격은 약 1㎢ 안팎에 불과하다. 실제 KT가 1월 11일 하루 동안 서울의 미세먼지 수치를 비교한 결과 같은 시간대인데도 지역별로 수치가 2배 이상 차이 났다. 개인의 생활권을 바탕으로 미세먼지 정보를 확인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정확한 미세먼지 정보는 국민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등산로, 공원 등에는 ‘미세먼지 신호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KT 자체 조사 결과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을 기록한 날에도 탑골공원 등 시내 공원에는 65세 이상 노인 보행자 수가 줄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산간 지역도 공기질이 나쁘지만, 산행 인구는 변화가 없었다. 이런 점에서 착안, 미세먼지 신호등을 곳곳에 설치해 쉽게 공기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통신사인 KT는 기지국 신호로 유동 인구 빅데이터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질이 좋은 경로를 기반으로 ‘안전 통학로’, ‘안전 보행로’ 등도 안내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높이는 데에도 데이터를 활용한다. KT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기차역사 등에 설치된 공조기의 운영 결과를 분석해 효과가 큰 시간대에 집중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가 운영하는 살수차가 미세먼지 심각 지역을 중심으로 돌도록 이동 경로를 효율화하고,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높은 식물의 설치 위치를 선정한다.
KT는 현재 2,000개인 측정기기를 올해 하반기까지 1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에어맵 코리아 앱과 공기청정기(LG전자), 공조기(신성이엔지) 등을 연동해 자동으로 좋은 공기질을 유지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추가한다.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은 “에어맵 코리아 프로젝트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나아가고 있다”며 “정확한 미세먼지 정보를 바탕으로 저감 방법과 피해 예방 방안을 꾸준히 제시하면서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지구 환경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