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의 막판 스퍼트가 무섭다.
4라운드까지 4위로, 3위까지 진출하는 ‘봄 배구’가 쉽지 않아 보였지만 최근 5연승으로 무서운 뒷심(승점 48)을 보이며 선두 흥국생명(승점 51)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역시 수비 조직력이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우리 팀은 리베로가 두 명”이라며 리베로 임명옥과 수비형 레프트 문정원을 상승세의 원인으로 들었다.
18일 현재 임명옥은 리시브 4위, 디그 3위, 수비 4위, 문정원은 리시브 3위, 디그 5위, 수비 1위에 올라있다. 특히 문정원은 서브(전체 1위)와 공격(성공률 35.3%)에서도 맹활약하며 5라운드 MVP까지 거머쥐었다. 김 감독은 “두 명을 중심으로 공ㆍ수 진영을 구성하는데 상대의 강한 공격은 블로킹으로, 틀어 때리는 변칙 공격은 수비로 막는다”라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디펜딩 챔피언’답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 체력 관리에 선수 부상까지 겹치며 처음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점차 올라오고 있다”면서 “차라리 시즌 막판 힘을 낸 게 (순위 다툼에) 더 좋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17일 현대건설 전에서는 경기 중 과감한 변화가 주효했다. 도로공사는 이날 경기에서 기록을 토대로 센터 배유나에게 상대 센터 정지윤을, 정대영에게 양효진을 맡도록 로테이션을 짰다. 하지만 정지윤에게 1세트에서만 4점을 허용하며 세트를 내줬다. 이에 배유나-양효진, 정대영-정지윤으로 로테이션을 완전히 바꿨고, 그대로 적중했다. 또 주전 세터 이효희가 흔들리자 바로 이원정을 투입해 경기를 매끄럽게 풀어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원정은 아직 완성형 선수는 아니지만, 윙으로 보내는 토스에 힘이 실려 공격수가 공을 때리기에 가장 좋다”면서 “앞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상대 블로킹을 빼거나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을 기르면 좋은 세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최근 좋은 팀 분위기에도 “욕심은 금물”이라며 자만심을 경계했다. 그는 “선두권 팀 간 승점 차가 많지 않아 큰 의미는 없다”면서 “다만, 선수들이 이제는 1위 경쟁도 가능하다는 기대감과 긴장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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