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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②] 정우성 "스타의 혜택 누리며 안주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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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②] 정우성 "스타의 혜택 누리며 안주하지 않았죠"

입력
2019.02.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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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정우성.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스크린으로 돌아온 정우성이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증인' 속 변호사 순호(정우성)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소녀 지우(김향기)와 소통하며 변화해가는 인물이다. 일상에 발 붙인 따뜻한 역할을 오랜만에 맡은 정우성은 캐릭터에 공감하며 스스로도 치유됐다고 털어놨다.

최근 몇 년간 정우성은 멜로 영화를 제외하고는 다소 진지하고 무거운 영화에 많이 등장했다. '아수라' '신의 한 수' '강철비' '인랑' '더 킹' 등 액션과 범죄 드라마 등에 출연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을 만났다. 그의 도전 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일상 연기를 펼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영화 '증인'에선 현실에 발 붙인 변호사 역할을 맡아 새로운 매력을 꺼내보인다.

오랜 기간 톱스타 자리를 지켜온 그이지만 실제로 만나면 '옆집 오빠'처럼 소탈하고 편하다. '스타'라는 수식어에 갇히지 않고, 계속해서 낮은 자세로 돌아가려 애쓴 덕택에 정우성은 평판이 좋다.

"저 스스로를 규정지으려 하지 않고 객관화하려고 했어요. 어떤 수식어가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않았고, 그 수식어가 나를 대변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내 안에 내재된 나라는 사람을 더 많이 보여주려고 했죠. 지금도 그런 노력들을 하고 있는 거 같고요. 정우성이라는 배우를 완성해가는 과정인 거 같습니다."

정우성은 "스타 수식어에 나를 규정 짓고 스타가 갖는 장점, 혜택에만 만족했다면 어느 순간 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스타는 현상일 뿐이죠. 스타라는 수식어는 남이 나에게 준 거지 내 거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도 그래서 빨리 벗어 던지려고 한 거고요."

정우성은 사람의 모습은 켜켜이 쌓이는 것이라 강조했다. 단면을 보고 한 사람을 규정지을 수 없듯이 스스로도 여러 모습을 세상에 내보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배우로서 생활하는 게 힘들지 않고 즐겁다는 그는 '증인' 속 캐릭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고백했다.

"배우의 특성상, 일상에 대한 특별함이나 일상의 아름다움 이런 것들을 늘 얘기하고 결핍이 있죠. 환상은 아니지만, 얻고자 하는 욕구 그런 게 있습니다. 결국 어떤 캐릭터를 통해 대리만족을 할 수밖에 없는 건데 순호 캐릭터가 일상성이 있어요. 일상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표현들, 맛보고자 하는 감정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죠. 내가 순호를 연기해야 됐지만 순호가 자연스레 정우성에게 얹혀진 역할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영화에서 '편안한 연기'를 선보이는 것 역시 연장선상에 있었다.

"제가 편했기 때문에 관객도 편하게 느끼지 않았을까요? (전작에서) 다른 캐릭터들은 상황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거나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자신을 감추려고 연기를 하는 캐릭터였거든요. 계속해서 움켜쥘 수 밖에 없는 역할이었다면 순호는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공간 자체도 그랬고요. 광화문 촬영 때는 어떤 세트보다도 기분이 좋았던 거 같아요. 제가 살고 있는 일상적 공간이니까요."

'증인'은 따뜻한 메시지로 관객을 보듬지만, 직접 연기한 정우성 역시 치유를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더 특별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에 연기하면서 치유가 됐어요. 쭉 해온 역할들이나 장르적으로 비교해봐도 좀 더 인간관계라든지 나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감정의 교감들이 많았거든요. 너무 공기 좋은 숲 속에서 숨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순호를 연기할 땐 캐릭터의 말투나 표정에 대한 디자인이 전혀 필요 없었어요. 상대 온도에 따라 자연스레 반응하는 인물을 그리려 했고, 그 안에서 순간 만들어지는 위트는 살리려 했습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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