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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카말라, 부트저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 이름 어려워 진땀

입력
2019.02.17 16:00
수정
2019.02.17 18:4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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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력 대선 경선 후보 중 한명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 의원. 로이터 연합뉴스
민주당 유력 대선 경선 후보 중 한명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 의원. 로이터 연합뉴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항마’로 나서는 민주당 잠룡들은 무려 20명 안팎으로 당내 경선부터 북새통 경쟁으로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 이들의 일차적 고민은 뜻밖에도 ‘이름 발음’ 알리기다. 일부 유력 후보들의 이름이 미국인들에게도 생소하고 낯설기 때문이다. 트럼프, 부시, 카터, 닉슨 등 역대 대통령의 이름이 대개 한 두음 음절로 이뤄져 유권자들의 귀에 쏙 들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이름에서부터 핸디캡을 안은 셈이다.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자메이카 출신의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 그래서 이름이 복잡하다. 카말라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연꽃’이란 의미다. 하지만 카말라가 미국인들에겐 낯선 단어여서 ‘카밀라’ ‘캐머러’ ‘커마라’라고 불리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그를 ‘카미라’라고 언급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전했다. 카말라 해리스 의원은 최근 방송 인터뷰서도 “이름이 ‘코마라’냐 ‘커마라’냐”는 농담성 질문을 받고 “그저 ‘캄(calmㆍ차분한)’을 떠올려라.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응수했다.

키어스턴 질러브랜드 민주당 뉴욕주 상원의원. AP 연합뉴스
키어스턴 질러브랜드 민주당 뉴욕주 상원의원. AP 연합뉴스

또 다른 여성 주자 키어스턴 질러브랜드(Kirsten Gillibrand) 뉴욕주 상원 의원은 성과 이름 모두 쉽지 않은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질러브랜드’라는 성의 발음도 어렵고 키어스턴(Kirsten)이란 이름이 크리스틴(Kristen)과도 종종 헷갈리기 때문이다. 2009년 힐러리 클린턴의 뒤를 이어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됐을 때부터 발음 문제가 제기됐는데 질러브랜드 측은 커스턴(KUR-sten)이 아니라 키어스턴 질러브랜드(KEER-sten, JiLL-uh-brand)라고 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당시 전했다. 국내서는 ‘커스틴 질리브랜드’로 많이 표기되고 있는데 미국서도 ‘커스틴’ ‘커스턴’ 등으로 혼선을 빚었다. 심지어 미국 언론 기사에 그의 이름이 크리스틴(Kristen)으로 표기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가장 난해한 발음의 주인공은 피터 부트저지(Pete Buttigieg)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이다. Buttigieg라는 성을 처음 듣는 미국인들은 어떻게 발음할지 몰라 ‘부티지’ ‘버티기’ 등 중구난방으로 발음한다. 부트저지는 몰타어로 ‘가축의 신’을 뜻한다고 한다. CNN은 “그는 전국적 인지도를 얻기 위해 고생하는 반면, 유권자들은 그의 이름을 발음하느라 고생한다”고 지적했다.

에이미 클로버샤(Amy Klobuchar)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셰러드 브라운(Sherrod Brown)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나, 대선 도전 여부로 촉각을 모으고 있는 민주당의 샛별 베토 오루크(Beto O’Rourke) 전 하원 의원 등도 발음이 까다롭다. CNN 등 현지 매체들은 ‘2020년 민주당 후보 발음하는 법’ 등의 기사로 이들 후보 이름의 정확한 발음을 소개하고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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