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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일본, 수영스타 이케에 백혈병 진단에 충격... 골수 기증문의 쇄도

입력
2019.02.17 14:24
수정
2019.02.17 17:5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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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자수영계의 스타 이케에 리카코(가운데)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인 여자 자유형 50m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뉴스
일본 여자수영계의 스타 이케에 리카코(가운데)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인 여자 자유형 50m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뉴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여자수영 6관왕에 오른 이케에 리카코(池江璃花子)의 백혈병 진단 소식 이후 일본 사회에서 골수(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일본 방송들도 이케에의 근황뿐 아니라 백혈병에 대한 치료와 증상 등을 집중 조명하면서 이른바 ‘이케에 현상’을 낳고 있다.

이케에 선수가 트위터를 통해 백혈병 진단 사실을 알린 것은 지난 12일. 갑작스러운 발표에 일본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일본 골수은행 홈페이지는 이용자가 몰려 일시적으로 연결이 어려웠다. 골수 기증을 위한 문의전화와 메일이 쇄도했고 기증 신청을 위해 전국에서 홈페이지 접속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케에 발표 전날인 11일 단 6건에 불과했던 기증문의 건수는 이날 하루에만 270여건이 접수됐다. 이후에도 하루 100여건의 기증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에선 트위터 등을 이케에 선수를 응원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4일 이케에 선수가 치료에 전념해 하루 빨리 경기장에 복귀할 수 있길 바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언론들은 백혈병을 극복한 영화배우 와타나베 겐(渡邊謙) 등 유명인사들의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일본 골수은행은 이 같은 관심에 반색하고 있다. 골수기증 등록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백혈병 환자가 이식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백혈병 환자는 암세포 증식을 막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치료법이 대다수지만 치료가 어려운 경우엔 골수 이식이 대안이다. 이를 위해 백혈구형(HLA형)이 일치하는 골수 기증자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다만 형제ㆍ자매인 경우는 4분의 1, 비혈연관계에선 2만명 중 1명꼴의 확률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에서 골수 이식을 원하는 환자는 2,930명이고, 골수은행에 기증의사를 등록한 사람은 49만3,627명이다. 매년 3만명 정도가 등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골수 제공 상한연령인 55세가 넘어 등록이 취소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매년 2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골수은행 입장에선 기증이 가능한 18세 이상의 젊은이들의 등록 확보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이케에 선수에 대한 지나친 관심보다 조용히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정치인의 경우 이케에 선수의 백혈병 진단에 대해 불필요한 언급으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올림픽담당 장관은 “2020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일본이 기대하고 있는 선수였는데 (백혈병 소식에) 실망했다”고 말했다가 사퇴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병에 걸린 선수보다 올림픽만 생각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이다. 결국 그는 하루 만에 국회에서 발언을 사과하고 철회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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