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잠꼬대ㆍ변비 등 먼저 나타날 수도
1817년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은 자신이 진찰한 손을 떨기도 하고 구부정한 자세와 종종걸음을 보인 환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정리해 짧은 논문으로 발표했다. 당시 ‘떨리는 마비(Shaking Palsy)’라 명명됐던 이 질환은 오늘날 그의 이름이 붙인 ‘파킨슨병’으로 불리고 있다. 60세 이상에서 인구의 1% 정도가 환자로 추정된다.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ㆍ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Q. 병이 생기는 원인은.
“파킨슨병은 흑질이라는 뇌 부위의 도파민 뇌세포가 파괴돼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 주는 도파민 양이 감소하면서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손발 떨림과 함께 움직임이 느려지고 몸이 뻣뻣해지면서 걸음도 느려지고 보폭도 줄어든다. 거의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기지만 도파민 작용을 방해하는 약물 때문에 발병할 수 있다. 일산화탄소중독 다발성뇌경색 뇌종양 뇌염 머리외상과 같은 2차 원인에 의해서도 생긴다.”
Q.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점은.
“두 질환 모두 뇌에 생기는 대표적인 노인성질환이지만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과 증상이 다르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의 뇌세포가 소실돼 생기는 기억력장애가 뚜렷이 먼저 나타난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운동능력장애가 먼저 나타나고 병이 진행된 후에 인지기능장애가 생긴다.”
Q. 구체적인 증상은.
“손발 떨림, 뻣뻣함, 느려짐, 보행장애, 자세불안정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운동성증상을 느끼게 되면서 병원을 찾는다. 심한 잠꼬대, 후각기능저하, 변비 같은 비운동성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생기면 조기 진단을 위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이밖에 자율신경장애 우울증 인지기능장애 등과 같은 증상도 생길 수 있다.”
Q. 어떻게 치료하나.
“병 초기에는 운동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마오비억제제나 도파민효현제 같은 순한 약을 사용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레보도파(L-DOPA)라는 약물을 쓴다. 레보도파는 뇌에 들어가서 도파민으로 변형되어 부족한 도파민을 채워줌으로써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 개선을 위해 약 용량이 늘어나고 약 효과 지속시간도 짧아진다. 약 효과 있는 시간에도 몸이 흔들거리는 이상운동증상도 생길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선별적으로 ‘뇌심부자극술’이라는 뇌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도움말= 류철형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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