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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시승기] 새로운 시대를 위한 완벽한 캘리브레이션, 푸조 508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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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시승기] 새로운 시대를 위한 완벽한 캘리브레이션, 푸조 508 GT

입력
2019.02.1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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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만난 푸조 508 GT는 이상적이었다.
제주도에서 만난 푸조 508 GT는 이상적이었다.

지난해 10월, ‘2018 파리모터쇼’의 취재를 위해 정말 아무런 준비 없이 프랑스 파리를 찾았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약간의 고난 아닌 고난이 있었지만, 취재 기간 동안 파리의 도심과 근교를 다닐 수 있는 두 발이 되어 준 푸조 508 알뤼르와 함께 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제주도’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푸조 508 GT를 만나게 되었다.

여러 배경 덕에 푸조 508 GT의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정말 여러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 했다.

2019년 1월, 푸조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푸조 508를 국내 출시했다.

한정 모델인 ‘라 프리미어’가 먼저, 그리고 일반 판매 모델은 약간 시간 차이를 두고 데뷔했다. 출시 현장에서는 기존의 푸조를 잊게 만들 강렬한 인상의 푸조 508 GT가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존재이자, 최근 푸조의 상승세 덕인지 서울에서 시승 일정을 잡는 게 꽤나 까다로웠다.

제주에서 만난 감각적인 세단

2019년 2월, 한불모터스는 국내 자동차 미디어 관계자들을 제주도로 초청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염원하던 푸조 508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뉴 푸조 508은 매력적이다. 차량의 체격 자체는 4,750mm의 전장과 1,860mm의 전폭, 그리고 1,420mm의 전고를 갖춰 ‘일반적인 중형 세단’에 지나지 않지만 이런 차체 위에 그려진 디자인은 대중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모습이다.

2015년 공개된 프렉탈 컨셉은 물론이고 푸조의 인스팅트의 독특한 디자인 컨셉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를 통해 구현된 단정하면서도 강렬함 감성은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가치가 있다. 덕분에 푸조 508은 일상적인 상황에서의 세련된 세단부터 마치 초고성능 스포츠 세단까지 모든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한다.

게다가 크롬 도금을 입힌 프론트 그릴과 좌우로 날렵하게 그려진 헤드라이트는 명료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한다. 어금니처럼 그려진 라이팅이나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 그리고 보닛에 자리한 508 레터링도 인상적이다.

참고로 향후 푸조의 디자인은 기존의 3008, 5008이 아닌, 508의 강렬함에 더 무게를 둘 예정이다.

이와 함께 프레임 리스 도어를 더해 스포티한 감성 외에도 508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와 함께 패스트백 스타일이 느껴지는 루프 라인을 더해 마치 4도어 쿠페처럼 다듬어진 측면을 과시한다. 후면에서는 푸조의 시그니처 라이팅은 물론이고 날렵한 실루엣과 균형감이 돋보이는 구성으로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는 ‘세련된 세단’의 감성을 드러낸다.

두 번째 매력, 완성된 i-콕핏

푸조의 새로운 i-콕피슨 프랑스 파리에서도 매력적이었지만 제주도의 푸른 하늘 아래에서도 매력적이었다.

고급스러운 연출과 보다 개선된 소재의 구성을 통해 한층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는 건 물론이고 해상도를 높이고 그래픽의 퀄리티를 개선한 헤드 업 클러스터는 물론이고 i-콕핏의 방점이라 할 수 있는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까지 더해지며 그 매력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와 함께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에 있어 터치 반응이나 소프트웨어 자체의 구동 속도도 만족스러우며 내비게이션 시스템부터 다양한 편의 기능 등이 마련되어 있다. 또 시승 차량에는 ‘포칼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지며 듣는 즐거움 또한 보장한다.

푸조 508의 체격이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감이 높다.

1열과 2열 모두 레그룸은 물론이고 헤드룸이 넉넉한 편이라 기본적인 만족감이 높다. 시트의 형상이나 소재 등에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시트의 느낌도 좋을 뿐 아니라, 시트 포지션도 상당히 낮게 그려내며 드라이빙 포지션에 대한 만족감도 대거 끌어 올렸다. 다만 2열 엉덩이 시트가 다소 짧은 편이었다.

형태에 있어 4도어 쿠페로 구성된 만큼 공간의 여유를 위해 ‘패스트백’으로 구성된 508은 기대 이상의 적재 공간을 제시한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487L에 이르는 기대 이상의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분할, 풀플랫 폴딩 기능을 갖춘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537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이 드러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및 아웃도어 라이프에도 호흡을 맞출 수 있다.

PSA 디젤 라인업의 선봉장

제주도에서 만난 푸조 508은 프랑스 파리에서, 푸조의 본 고장에서 만난 그 푸조 508보다 조금 더 특별한 존재였다. 바로 푸조, 그리고 나아가 PSA 그룹이 자랑하는 디젤 라인업의 최정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최고 출력 177마력, 40.8kg.m의 토크를 내는 2.0L 블루HDi 디젤 엔진을 탑재했고 다단화의 성과를 이뤄낸 EAT8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전륜으로 그 출력을 전한다. 말 그대로 ‘달릴 준비를 마친’ 푸조 508인 것이다.(공인연비는 13.3km/L)

508, 드라이빙으로 존재를 드러내다

국내에서 자동차를 좋아한다고, 흔히 마니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푸조의 달리기 실력’을 과소평가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과소평가에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블루HDi 디젤 엔진, 지금은 과거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MCP 그리고 ‘그들의 절대적 이론’과 거리가 먼 서스펜션의 셋업 등이 이유가 되어왔다. 하지만 이전의 푸조 508도 그렇고, 또 지난 한 세기 정도의 시간 동안 푸조라는 브랜드가 선보여온 ‘드라이빙’의 가치는 이미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그런데 푸조 508은 조금 더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냈다. 더 이상의 검증이 필요하지 않을 수준이라 해도, 그것으로는 그 동안의 편견에 쌓여 왔던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무력시위처럼 느껴졌다.

단도직입적으로 177마력과 40.8kg.m의 토크는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이고 제주도의 해안도로, 그리고 한라산 어귀를 타고 달려야 하는 1100도로에서도 거침이 없다. 물론 절대적인 출력의 한계가 있는 만큼 가속력이나 추월 가속, 초고속 주행이 아주 탁월한 건 아니지만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기엔’ 충분히 차고 넘치는 출력이었다.

게다가 파리에서 만난 1.5L 블루HDi와의 배기량 차이 때문인지 출력을 구현하고 또 전달하는 과정에서 ‘엔진이 무리를 한다’ 혹은 ‘쥐어짜는 듯한 기분’이 전혀 없이 여유롭고 꾸준한 출력의 전개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냉간 시를 제외하면 차량의 정숙성 부분에서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파리는 물론, 서울에서 만난 다른 푸조의 차량들도 그랬지만 최근 푸조가 선보이고 있는 EAT8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기본적인 다단화 변속기는 물론이고, 다루는 즐거움 또한 빠지지 않아 경험을 하면 할 수록 그 만족감이 높았다. 토크컨버터 방식인 만큼 필요이상으로 예민하거나 역동성을 연출하지 않지만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시의 질감 자체가 상당히 뛰어나다.

게다가 효율성에 대한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패들시프트의 조작감도 한층 개선되며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저단에서 느껴지는 기계적인 감성은 푸조의 특권처럼 느껴진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제주도의 도로 환경은 프랑스 파리와 파리 인근과 무척 유사한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도로보다 제주도에서 달리는 푸조의 즐거움이 더욱 크고, 또 더 만족스럽다.

그리고 이런 결과는 이번 푸조 508 GT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GT라며 고성능의 배지를 붙였지만 차량은 쉽게 경거망동을 보이거나 불필요한 단단함으로 운전자에게 스트레스를 전하지 않는다. 그저 푸조 특유의 경쾌하고 직관적인 감성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시대적인 트렌드를 반영하듯 이전의 508보다 한층 더 밀도 높은 반응으로 우수한 만족감을 자아낸다.

특히 푸조 i-콕핏이 선사하는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이 스티어링 휠의 경쾌하고 날렵한 조향 감각, 그리고 이에 따라 능숙하게 차체가 움직이는 그 느낌까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작은 차량도 아닌, 제법 체격이 있는 차량이 이렇게 능숙하고 경쾌하게 움직이니 어정쩡한 후륜구동 세단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푸조 508 GT은 붉은 차체를 뽐내며 파리 로터리를 파고들 듯,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앞마당처럼 휩쓸고 다녔다.

노면에 대한 반응도 인상적이다. 일상적인 포장 도로에서는 그 어떤 차량보다도 부드럽고 여유롭다. 급작스러운, 그리고 공사의 흔적 등을 지나는 불규칙한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충격을 걸러내고 또 GT라는 이름에 걸맞게 운전자에게 노면의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특성이 있어 패밀리세단은 물론이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추구하기에도 아쉬움이 없었다.

여기에 브레이크의 기본적인 성능은 물론이고 그 지속성, 그리고 기본 사양으로 제동되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타이어 또한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절대적인 출력은 조금 낮을지라도 도로 위엣 누구보다 즐겁고 경쾌하게 달릴 준비가 정말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어, 시승이 끝난 후에도 그 미련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존재였다.

좋은점: 이상적으로 조율된 밸런스, 그리고 우수한 주행 성능

아쉬운점: 효율적인 브랜드에 머물러 있는 존재감

PSA의 미래를 밝히는 존재

파리에서도 그랬지만, 푸조 508는 PSA의 미래를 가늠하고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존재다. 가장 쉽게 느껴지는 출력이 다소 아쉬웠지만 그 외의 모든 요소에서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풍부하고 우수한 모습으로 뛰어난 가치를 선사했다.

그리고 이번 제주도에서는 그 기대와 느낌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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