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공장 근로자가 범인… 자택서 폭발물도 발견
작년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참사 1주기 맞아 발생
미국 시카고 외곽 지역에 있는 한 공장에서 40대 노동자가 동료들을 향해 마구 총을 쏘는 사건이 15일(현지시간) 발생해 최소 5명이 사망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자 앙심을 품고 ‘묻지마’ 총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7명을 숨지게 한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 참사 1주기 바로 이튿날 이 같은 범행이 벌어져 미국 사회도 충격에 빠졌다.
CNN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쯤 시카고에서 서쪽으로 70㎞ 정도 거리에 있는 일리노이주 오로라 공업단지 내 밸드 제조회사 ‘헨리 프랫 컴퍼니’에서 한 40대 남성이 권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총격 소리에 놀란 공장 노동자들은 뒷문으로 빠져나가 주변 다른 건물이나 주택으로 대피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4분 후에 사건 장소에 도착해 대응을 시작했고, 연방수사국(FBI) 등도 출동해 경찰을 지원했다.
경찰은 총을 쏘며 저항하는 총격범을 교전 끝에 사살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자이먼 오로라경찰국장은 상황이 종료된 뒤, 이날 사건으로 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경찰관 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민간인 부상자가 몇 명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최소 7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고, CBS방송은 최소 4명에서 최대 10명의 부상자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총격범 신원은 오로라에 거주하는 45세 남성 게리 마틴으로 파악됐다. 헨리 프랫 컴퍼니 직원인 존 프롭스트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레이저 스코프’를 장착한 권총을 든 총격범을 봤다면서 그가 자신의 회사 동료였다고 밝혔다. 프롭스트는 “그는 모두를 향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시카고 ABC방송은 이 회사에서 15년간 일했던 마틴이 이날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그 이후에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마틴의 아파트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폭발물도 발견했다.
지난해 2월 14일 애꿎은 17명의 목숨을 앗아가 전 미국을 비탄에 빠트렸던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기 난사 사건 1주기를 맞은 가운데, 또다시 벌어진 이날 총격 사건에 워싱턴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 사건 관련 브리핑을 받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경찰관들이 아주 잘 대처했다”고 밝힌 뒤,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 미국이 당신과 함께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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