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이하늬, 김성균의 코믹 공조 수사극 ‘열혈사제’가 시청자들의 곁을 찾는다. SBS 첫 금토극 도전은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는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 고준, 금새록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익스트림 코믹 수사극’이다.
특히 ‘열혈사제’는 SBS가 2년간 방송해온 토요드라마를 폐지한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금토극으로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SBS는 금토 드라마 편성을 통해 주말극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나겠다는 각오다.
이명우 감독은 이날 “저희 ‘열혈사제’는 궁극적으로 성직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부패되어 있는 잘못들에 길들여져 있는 대한민국의 모럴해저드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다. 살다보면 저희 주변의 악들이 있는데, 작지만 정의의 힘으로 그것을 깨 부셔 나가는 신부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경쾌하게 보여드릴 예정이다. 금토 시간대에 편성 된 만큼 오락물처럼 쉽게 즐기실 수 있게 만들었다.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금토 드라마 편성에 대한 부담감에 “예전에는 기대감에 부응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더라면 지금은 촬영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작업물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제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시기인 것 같다”며 “한창 예능 시간대에 저희가 들어와서 불편하지 않으시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tvN ‘명불허전’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남길은 ‘열혈사제’에서 거친 독설과 비꼼, 분노조절장애까지 가진 국정원 대테러특수팀 요원 출신 가톨릭 사제 ‘미카엘’ 김해일 역을 맡았다.
김남길은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 사제 소재의 후발 주자로 나서게 되는 소감에 대해 “‘나쁜 남자’ 때도, ‘명불허전’ 때도 해당 소재들이 후발주사였다. 사제 캐릭터 역시 최근 굉장히 많이 쓰이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를 누가 만드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보편적인 사제의 이미지와 극 중 자신이 맡은 사제의 이미지가 다르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직업이 사제이기는 하나 성당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다. 직업적인 부분들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사제이기 전에 똑같은 사람으로서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이번 작품 선택 이유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는 온화로운 사제의 이미지에 특수부대원 출신이라는 설정이 끌렸었다”며 “사실 캐릭터도 저와 많이 닮아 있다. 분노조절장애라는 설정이 너무 과하지 않은가 하실 수 있지만 화를 내야 할 상황에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화가 많은데,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큰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하늬 역시 2017년 MBC ‘역적’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이하늬는 현란한 말발과 깡, 전투력을 가진 유일무이한 최고의 빌러니스 서울중앙지검 특수팀 검사 박경선 역을 맡는다.
이하늬는 “배우들 라인업을 보고 (이 작품을) 안할 수가 없었다. 늘 작품을 할 때 이 작품이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하는데, 그만큼 선택할 때 절박하다. 그래서 제가 함께 하는 배우 분들이 제가 따라갈 수 있는 분들이면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배우 분들이 함께 호흡을 맞춰 보고 싶은 분들이었고, ‘이런 합이면 드라마에서도 자유롭게 합을 맞춰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들어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최근 영화‘ 극한직업’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게 된 이하늬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너무 감사하다. 제가 잘해서 그런 수식어를 받게 된 게 아니기 때문에 너무 황송하고 감사하고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또 이하늬는 두 작품 속 캐릭터가 다소 비슷하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할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경선과 장 형사 역할은 다른 역할이다. 경선은 불같고 욕망이 있는 여자다. 표면에는 자기도 주체가 안 되는 욕망이 있지만, 속마음에는 따뜻함이 있는 인물이다. 뭔가를 다르게 연기해야겠다기 보다는 경선 자체가 가져야 하는 엄청난 트라우마가 뭘 지 고민하고 아직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남길과 공조 수사 호흡을 선보이게 될 김성균은 가진 거라곤 현란한 이빨 밖에 없는 구담 경찰서 강력팀 형사 구대영 역으로 분한다. 김성균은 이날 “(김)남길 씨가 굉장히 다양하게 화를 낸다. 그럴 때 깜짝 놀라면서 짜릿할 때가 있다”며 두 사람의 짜릿한 공조 호흡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 외에도 고준은 능글맞고 넉살 좋지만 악질 중의 악질인 대범무역 대표이자 전직 조폭 보스 황철범 역으로, 금새록은 여자 세팍타크로 국가대표 선수 출신의 구담경찰서 강력팀 신입 형사 서승아 역으로 각각 분한다.
시청자들의 기대 속 이날 밤 베일을 벗을 ‘열혈사제’가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의 익스트림 코믹 수사극으로 SBS 금토극 새 시대 포문을 기분 좋게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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