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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몽골ㆍ베트남에 ‘생체 간 이식 기술’ 전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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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몽골ㆍ베트남에 ‘생체 간 이식 기술’ 전수 결실

입력
2019.02.14 15:59
수정
2019.02.14 16:06
0 0

몽골ㆍ베트남 현지 의료진 독자 간이식 수술 38건 자립

2011년부터 8년 동안 현지 의료진 250명 연수ㆍ350명 파견

의료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몽골ㆍ베트남 등 아시아에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몽골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의료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몽골ㆍ베트남 등 아시아에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몽골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은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몽골ㆍ베트남에 생체 간이식 기술을 지속적으로 전수해 최근 현지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이 수술을 시행할 정도로 자립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시아 국가의 의료 자립을 돕기 위해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Asan In Asia Project)’를 시작했다. 2009년 몽골ㆍ베트남과 협약을 체결한 뒤 2011년부터 이승규 간이식외과 석좌교수를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파견, 현지 의료진에게 간이식 기술을 전수해 왔다. 1950년대 중반 근대 한국 의료 발전의 기틀이 됐던 ‘미네소타 프로젝트(한국 재건 의료원조 프로그램)’처럼 서울아산병원의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가 열매를 맺고 있는 셈이다.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ㆍ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몽골ㆍ베트남의 간이식 수술 자립으로 감회가 새롭고, 이는 서울아산병원과 아산재단의 지원뿐만 아니라 주말ㆍ휴일을 반납하고 헌신한 모든 간이식팀 의료진 덕분”이라고 했다.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1년 9월 몽골이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 15명은 울란바토르 국립 제1병원을 찾아 몽골 최초로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이후 몽골과 베트남에 35번, 350여명의 의료진이 53(몽골31, 베트남22)건의 현지 의료진과 간이식 수술을 함께 집도하며 술기를 전수해 왔다.

지난해에도 55명의 의료진이 몽골ㆍ베트남을 8번 찾아 몽골국립 제1병원에서 2건, 베트남 쩌라이병원에서 6건, 호치민의대병원에서 3건의 생체 간이식 의료기술을 전수했다.

특히 몽골에서는 2015년부터 국립 제1병원 의료진이 간이식 수술을 독자적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35건(생체33, 뇌사자2)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베트남 쩌라이병원에서는 2017년 2건, 2018년 1건 현지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몽골ㆍ베트남의 간이식 수술 자립에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됐다. 2011년부터 8년 동안 몽골과 베트남 현지 외과 의사와 간호사, 마취과, 영상의학과 의료진 250여 명을 서울아산병원으로 초청해 3개월 이상 연수과정을 거치며 간이식 관련 노하우를 전했다.

또한, 간이식팀은 몽골ㆍ베트남 현지에서 간이식 전수 수술 후 의료진 일부가 남아 환자상태를 면밀히 체크하고 환자에게 합병증이 생기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에야 귀국할 정도였다. 현지 의료인이 자체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시행할 때면 메일이나 소셜미디어, 화상전화 등으로 현지 수술 예정자의 간이식 적응증 여부와 수술 주의사항, 환자관리법 등을 세밀히 제공했다.

세르겔렌 몽골 국립 제1병원 간이식팀장은 “몽골의 간암 사망률은 세계 1위이며 몽골 암 환자 40%가 간암 환자일 정도”라며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간이식 수술을 몽골에 지원해줘 너무나 고맙다”고 했다.

베트남은 불교국가라는 정서상 장기적출이 금기시돼 생체 간이식 기술 보급이 시급했다. 베트남 정부는 생체 간이식 프로그램을 국책 사업으로 정한 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ㆍ간담도외과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4일간 베트남 호치민의대병원을 찾아 간암 환자인 응웬 응옥 후이(59)씨에게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등 베트남에서 22번건의 생체 간이식을 전수했다.

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ㆍ간담도외과 교수는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를 통해 몽골과 베트남에 생체 간이식이 활성화된다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아시아 지역의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ㆍ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1999년 이식 간의 기능을 극대화해 이식하는 '변형우엽 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간이식 수술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 한 해 30례에 그치던 생체 간이식 수술은 변형우엽 간이식 수술법으로 100례를 넘겼고, 70%에 머물렀던 생체 간이식 수술 성공률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2000년 3월에는 '2대 1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고,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성적 또한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동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간이식 생존율의 경우 미국 87%(1년), 70%(5년)에 비해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를 제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7%(1년), 87%(5년)라는 뛰어난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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