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예술인 34.7% “성폭력 자주 발생”
인천 예술인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2명 중 1명은 월 평균 소득이 없거나 150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여성 예술인 3명 중 1명은 문화예술계에서 성희롱ㆍ성추행ㆍ성폭행 등 성폭력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인천연구원이 14일 발표한 ‘인천 예술인 복지플랜: 예술인 실태조사 및 복지정책’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실태조사에 참여한 인천 예술인 54.4%는 전업 예술인이었으나 이중 프리랜서가 71.0%, 비정규직이 16.4%로 고용 형태가 불안정했다.
월 평균 소득이 ‘150만원 이하’이거나 ‘없다’라고 응답한 예술인은 53.5%에 달했다. 그마저도 월 소득 가운데 예술활동으로 인한 수입 비중은 ‘없다’가 43.3%를 차지했다. ‘30% 미만’도 27.1%에 이르렀다.
예술인 49.1%는 예술 노동 때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당 대우를 받았을 때 관계기관에 신고한다는 응답도 15.8%에 불과했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예술인은 30.3%, 실업급여 수급 경험이 있는 예술인은 23.5%에 그쳤다. 예술활동을 하다 상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예술인 중 산재 처리를 하지 못하고 본인이 비용을 부담했다는 응답이 84.7%에 이르렀다.
최근 불거진 문화예술계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전체 응답자 49.6%가 성폭력이 보통(26.3%) 혹은 자주 발생(23.3%)한다고 답했다. 여성 경우 성폭력이 보통(25.1%) 혹은 자주 발생(34.7%)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9.8%에 달했다.
인천연구원은 앞서 인천 예술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예술활동과 예술환경, 예술노동, 생활 및 복지, 예술정책 및 만족도, 평균 소득 등 6개 분야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인천연구원 최영화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1년 ‘예술인 복지법’이 제정돼 7년이 지났고 ‘인천시 예술인 복지 증진에 관한 조례’도 2016년 제정됐으나 아직까지 인천시 차원의 예술인 복지 증진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실정”이라며 “예술인들이 열악한 생활여건과 불공정한 창작환경에 놓인 것으로 나타난 만큼 지위와 권리를 보호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시책 마련과 추진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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