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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박항서 열풍’에도… 한국에 ‘베트남전 앙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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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박항서 열풍’에도… 한국에 ‘베트남전 앙금’ 여전

입력
2019.02.14 04:40
수정
2019.02.14 09:3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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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베트남人 한국 인식’ 2차 조사… 50대 이상 “한국 참전 부정적” 11%P↑

[저작권 한국일보] 지난해 12월 15일 열렸던 스즈키컵 결승전에서 베트남 대표팀이 1대 0으로 말레이시아를 물리치고 우승하자, 하노이 미딘 경기장 인근 도로를 점령한 시민들이 박항서 감독의 초상화를 들고 열광하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저작권 한국일보] 지난해 12월 15일 열렸던 스즈키컵 결승전에서 베트남 대표팀이 1대 0으로 말레이시아를 물리치고 우승하자, 하노이 미딘 경기장 인근 도로를 점령한 시민들이 박항서 감독의 초상화를 들고 열광하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이른바 ‘박항서 매직’으로 한국에 대한 베트남 국민들의 인식이 크게 개선됐으나, 베트남전 등 불행한 과거사에 뿌리를 둔 감정적 앙금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박항서 열풍’ 이후 베트남의 한국에 대한 인식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베트남 국민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제2차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베트남 국민 인식조사’에서 베트남 국민 98.5%가 박 감독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10명 중 7명(73.8%) 비율로 ‘박 감독 때문에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2017년 12월 1차 조사 때는 ‘한국 문화에 동질감을 느낀다’는 비율이 61%에 머물렀던 걸 감안하면 ‘박항서 매직’이 한국에 대한 인식 개선에 큰 효과를 낸 것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베트남 사회의 여론 주도층인 40대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48%에서 71%로 급상승했다.

‘한국인과 친구가 되기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도 1년 만에 18.4%에서 13.6%로 감소했다. 한국인과의 국제 결혼에 반대하던 비율은 21.3%에서 7.2%로 대폭 감소했다. 설문 조사 자문을 맡은 응우옌 티 탄 후엔(45) 하노이 베트남국립대 저널리즘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박 감독 이전과 이후로 갈린다”며 “음악, 드라마ㆍ영화, 음식 중심의 베트남 내 한류의 지평이 스포츠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베트남 국민 인식조사. 송정근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베트남 국민 인식조사. 송정근기자

그러나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에 따른 불행한 과거와 한국ㆍ베트남 사이의 비대칭적 경제관계에서 비롯된 부정적 인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사실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50대 이상(전체 150명) 연령층에서 ‘그렇다’라는 답변이 32%를 차지했다. 지난 1차 조사(20.6%) 때보다 대폭 상승한 것이다. 유태현 전 주베트남 대사는 “박 감독의 일시적이고 대중적 인기로는 이들 뇌리에 깊게 자리 잡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2차 조사는 지난달 3~15일, 20세 이상 베트남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면대면(6대4) 설문 방식으로 이뤄졌다. 1차 조사는 박 감독 신드롬이 일어나기 전인 2017년 12월 같은 방식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1차 조사 당시 사용한 문항 11개를 재적용, 변화 추이를 살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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