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업체 톈센트(騰迅ㆍ텅쉰) 직원들은 매년 춘제(春節ㆍ음력 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는 첫 날 마화텅(馬化騰)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으로부터 홍바오(紅包ㆍ세뱃돈)를 받는 전통이 있다. 온라인으로 세뱃돈을 받을 수도 있지만 마 회장을 직접 만나려는 많은 직원들은 전날 밤부터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2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沈圳)의 톈센트 그룹 본사 건물에는 1층부터 임원진이 세뱃돈을 나눠준 48층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봉황망 등이 13일 전했다. 톈센트 직원들은 춘제 연휴를 마치고 이날부터 업무를 재개했는데, 세뱃돈을 받으려는 직원들의 줄은 ‘복(福)’자 모양으로 건물 바깥에까지 장사진을 이뤘다.
직원들의 줄서기 경쟁은 전날 오후부터 시작됐다. 지난 11일 오후 8시께부터 줄을 섰다가 12시간 이상을 기다린 끝에 마 회장으로부터 가장 먼저 세뱃돈을 받은 한 여직원은 “홍바오 욕심보다 마 회장을 직접 만나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면서 “새해엔 복을 더 많이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마 회장으로부터 100위안(약 1만6,000원)을, 다른 세 명의 임원으로부터 각각 50위안(약 8,000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장을 찾지 못한 직원들은 메신저인 웨이신(微信ㆍ위챗)과 큐큐(QQ)를 통해서도 평균 200위안(약 3만2,000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톈센트 측은 그러나 얼마나 많은 직원이 줄을 섰는지, 세뱃돈을 모두 얼마나 줬는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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