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마저 과이도에 접근… 베네수엘라 마두로 코너 몰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마저 과이도에 접근… 베네수엘라 마두로 코너 몰려

입력
2019.02.13 15:45
수정
2019.02.13 19:19
18면
0 0

WSJ “중국 외교관, 과이도 의장 측과 최근 회담”

정권 교체돼도 빚 200억달러 유지하도록 요구

“상호이익이 되는 관계 원한다” 과이도 러브콜

후안 과이도(왼쪽사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후안 과이도(왼쪽사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과 파워게임을 벌이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코너에 몰렸다.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와 함께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던 한 축인 중국이 과이도 의장과의 대화에 나서면서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외적으론 강경한 메시지를 던지는 한편,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비상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중국 외교관들이 최근 워싱턴DC에서 과이도 의장 측 대표들과 만나 협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은 정권이 교체될 경우에도 베네수엘라에 빌려준 200억달러(약 22조 4,000억원)를 환수할 수 있는지, 베네수엘라에서 진행 중인 석유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태도 변화는 만에 하나 마두로 대통령이 실각하는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반 엘리스 미 육군참모대학 교수는 WSJ에 “중국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에 위협을 느끼고 있고, 새로운 정권의 반대 편에 서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다른 바구니에도 계란을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이도 의장이 집권하면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해제될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이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위기에 처하면서 가장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국가 중 하나다. 전임 우고 차베스 정권시절부터 지난 20년 간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원유를 담보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2007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이도 의장도 중국과의 관계 형성에 적극적이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로 우리는 생산적이고 상호이익이 되는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며 ‘러브 콜’을 보낸 바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주요국가로부터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을 받은 과이도 의장이 중국의 지지까지 이끌어낸다면 균형추가 한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러시아의 태도 변화 움직임이 없다는 점은 마두로 대통령 입장에서 다행스런 부분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포함해 국제법에 반하는 어떠한 방식의 베네수엘라 내정 간섭에 대해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 규정에 따라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자고 요구했다.

국내외 거센 퇴진 압력에 직면한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극단주의자 갱단”이라고 규정한 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악하기 위해 전쟁을 도발하고 있다”고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일부 외신은 비밀리에 망명 계획을 논의하는 등, 향후 정국이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를 위한 ‘플랜B’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