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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한지민→김혜자로, 소중한 사람을 구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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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한지민→김혜자로, 소중한 사람을 구한 대가

입력
2019.02.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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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방송 캡처
JTBC 방송 캡처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흥미로운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지민이 사라지고, 김혜자가 남아 눈물샘을 자극했다.

12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한지민(김혜자)은 남주혁(이준하)의 시간을 돌려주겠다던 호언장담과 달리 숙취에 시달리며 눈을 떴다.

한지민은 시간을 채 돌리지 못하고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쓰러졌다. 남주혁의 등에 업히는 등 한지민에겐 흑역사였지만, 남주혁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인 줄 알면서도 자신을 위해 시간을 돌려준다고 한 혜자의 마음이 고마웠다.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에는 설레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지민은 아나운서의 꿈을 접었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들켰다. 자신보다 더 실망할 거라는 사실을 알기에 마음이 아팠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님 덕분에 금세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불행은 한순간에 찾아왔다. 아버지 안내상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 한지민은 대가를 알면서도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 하지만 한지민의 노력에도 사고는 막을 수 없었다. “꼭 구해야 하는 사람인데, 구할 수가 없다. 너라면 어떻게 하겠냐”라는 한지민의 절망에 남주혁은 “몇억 번을 시도해서라도 구할 거다”라고 말했다. 한지민은 진심 어린 남주혁의 위로에 마음을 잡고 시간을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된 운명의 날, 몇 번이나 같은 차에 부딪혔지만 한지민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운명을 바꿔 아버지를 구하는 데 성공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한지민은 아버지가 살아있는 평범한 일상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가족들의 눈빛은 낯설었다. 스물다섯 한지민은 사라지고 한순간에 늙어 버린 김혜자만 남은 것. 시계를 돌린 대가로 김혜자의 시간은 뒤엉켜버렸다.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대가를 치렀지만, 변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절망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혜자가 사라지고 남주혁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집을 찾아와 할머니에게 돈을 요구하는 아버지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주혁은 자해를 하고 폭행으로 아버지를 신고했다. 하지만 불행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만 것. 장례식장에 찾아온 아버지는 할머니의 죽음이 남주혁의 탓이라고 비난하며 그를 더욱 고통 속으로 밀어 넣었다.

스물다섯 청춘이었던 김혜자가 한순간에 70대로 늙어버리면서 ‘눈이 부시게’의 본격적인 이야기도 시작됐다. 평범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김혜자와 남주혁에게 닥친 시련들은 애틋하고 가슴 아프게 시청자들의 감성을 두드렸다. 한순간 늙어버린 자신의 낯선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는 김혜자의 연기는 묵직한 여운과 함께 시청자들을 울렸다. 아버지를 구하려는 절절함을 한지민이 풀어내고 그 위에 김혜자가 감정을 폭발시켰다.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가 되어주던 한지민과 남주혁에게 닥친 시련은 풋풋했던 감성을 단번에 애틋하게 바꿔놓았다. 한순간 늙어버린 김혜자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남기고 남주혁과 함께 야경을 봤던 옥상에 올랐다. 그 시간 상복 차림의 남주혁은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더 이상 희망도, 미래도 사라진 김혜자와 남주혁의 시간은 그렇게 아프게 흘렀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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