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가 전날 어렵게 합의한 ‘장벽 예산안’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면서도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재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없을 것 같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의회 양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57억 달러 규모에 훨씬 못 미치는 13억 달러 장벽 예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A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의회 합의안에 대해 "(내) 대답은 '아니오'(no)"라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흥분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그는 합의안 마련 시한(15일) 안에 예산 법안이 처리되지 않아 셧다운이 재연될 우려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셧다운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셧다운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만약 셧다운이 또 일어난다면 “그것은 민주당의 잘못”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셧다운 잠정 종료 후 지지부진했던 ‘장벽 예산’ 협상에서 11일 늦은 오후 양당이 타결에 성공하면서, 원칙적 합의를 끌어냈다. 이로서 나흘 안에 상하원 표결을 통과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셧다운 재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니타 로위 하원 세출위원장은 정리된 합의안이 13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합의안에 담긴 장벽 예산안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57억 달러(약6조4,085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13억7,500만달러(약1조5,459억원)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제공하기로 한 합의안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직 서명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또 "어떻게든 장벽은 지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덜 중요한 분야에서 자원을 옮겨 장벽 예산을 보충할 가능성을 높이는 발언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AP는 이런 발언이 행정 조처를 통해 예산을 보완하려는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행시 의회나 법원의 제동에 부딪힐 수 있다고 전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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