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반 고해인, 김민지, 김민희…" 희생자의 이름을 양동영 단원고 교장이 한 명 씩 부르자 무거운 침묵 속에 잠겨있던 강당 여기 저기에서 부모들의 흐느끼기 시작했다.
강당 옆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위로는 희생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나타났다. 5년 전 하늘로 떠나 보낸 귀하디 귀한 아들, 딸들의 이름이 불리자 강당엔 어느새 부모들의 울음바다가 됐다. 희생 학생들의 후배였던 10회 졸업생 이희운 씨는 준비해 온 '졸업생의 편지'를 낭독하는 내내 울먹였다."미소 지으며 다가와 준 선배들에게 감사했다. 감사했다고 보고 싶었다고 묵혀둔 감정을 이제야 꺼낸다"며 "그리운 마음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겠다"라고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2학년 7반 '찬호아빠'이자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전 운영위원장인 전명선 씨는 회고사에 나서 "세월호 참사가 없었더라면 대학 졸업반이 되었을 아들딸이었다. 학생복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자리했어야 할 졸업식장에 엄마, 아빠들이 공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명예 졸업식을 지켜보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부모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지만, 눈물을 지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유 부총리는 "부모님들 뵙고 인사드리겠다 생각하고 왔는데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많은 일 남은 거 알고 있다. 부총리로서,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유족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 강당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서로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 주며 위로했다.안산=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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