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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도전장... 제3인터넷은행 ‘흥행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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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도전장... 제3인터넷은행 ‘흥행 예고’

입력
2019.02.11 19:04
수정
2019.02.11 22:4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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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가세 땐 양대 금융그룹 경쟁구도 가능성

얼마나 혁신적인 사업 제시하느냐가 관건 될 듯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국내 대표 금융지주인 신한금융그룹과 1,000만 회원의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손을 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 다른 대형 금융지주인 하나금융그룹의 출전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네이버 등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불참으로 가라앉았던 제3인터넷은행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신한금융의 전격 참여 선언

신한금융은 간편 금융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토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양사는 이를 위해 약 20명 규모의 공동 추진단을 구성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토스의 월간 이용자 수가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사용자와 맞먹는 800만명에 달한다”며 “그룹이 보유한 금융부문의 노하우와 안정성, 자금력에 토스가 가진 혁신성, 창의성을 더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신한금융의 인터넷은행 진출 선언은 해당 사업에 미온적이던 종전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2015년 카카오와 손을 잡고 1차 인터넷은행에 참여하려다 중단한 이후 자체 인터넷뱅킹 플랫폼 개발에 매진해왔다. 설령 인터넷은행 진출을 재추진하더라도 자본력이 있는 대형 ICT기업과 제휴해 보조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인가 신청을 앞두고도 네이버와 우선적으로 물밑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의 전격적 출사표는 ‘대형 ICT기업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현실과 ‘결국 인터넷은행에 참여해야 한다’는 당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융 입장에선 이번에도 인터넷은행에 참여하지 않으면 경쟁사에 기반을 완전히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적극적 규제 완화도 회심에 일조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당초 통과 가능성을 낮게 봤던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안이 지난해 국회 승인을 받으면서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한 변화의 물꼬가 트였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며 “올 초부터 비바리퍼블리카와 협의해 지난 주말 공동 참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만큼 초대형은 아니지만 비바리퍼블리카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파트너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대표 서비스인 토스는 2015년 출시 이래 1,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 과반(56%)이 10, 20대다. 지난해엔 글로벌 컨설팅 그룹 KPMG가 선정하는 핀테크 100대 기업(28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일지. 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일지. 송정근 기자

◇신한-하나 대결구도로 재편되나

제3인터넷은행 설립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이 더 이상 보조적 역할에 머물지 않고 ‘자금력’을 동원할 뜻을 밝힐 만큼 제휴를 원하는 ICT기업이 몰려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한금융은 현재 ‘배달의 민족’ 등 생활플랫폼 업체와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당국의 인가심사 설명회에 참석했던 하나금융이 추가로 참여 의사를 밝히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경쟁은 양대 금융그룹 컨소시엄 간 대결 구도로 재편될 수도 있다. 하나금융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 설명회에 SK와 핀크가 참여한 점은 의미심장하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2016년 합작해 만든 모바일 금융서비스 회사로, 자본금 500억원 중 하나금융그룹이 51%, SK텔레콤이 49%를 출자했다. 하나금융이 핀크를 바탕으로 SK(SK텔레콤)와 손잡고 인터넷은행에 참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혁신성이 승부 가를 듯

예비인가 신청 접수 기간(다음달 26~27일)까지는 아직 한달 반가량 시간이 남아 있어 ‘대진표’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지난달 열린 설명회에는 금융회사가 21곳이 참석했지만, 인터넷은행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키움투자증권의 대주주인 다우기술 등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ICT 회사인 다우기술은 자회사 키움증권을 내세워 교보생명, SBI홀딩스와 컨소시엄을 맺는 형태로 인터넷은행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든 결국 얼마나 혁신적인 사업을 제시하느냐가 인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공개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평가배점(1,000점 만점) 중 사업계획(700점) 비중이 가장 높아서다. 사업계획 3가지 항목 중에선 혁신성(350점)이 포용성(150점), 안정성(200점)보다 배점이 많다. 금융과 ICT 기술 융합을 통해 얼마나 혁신적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지, 과점 구도인 기존 은행산업에 얼마나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지가 사업권 확보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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