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시집 선물받고 강원 내촌초 5명에 답장 보내
“대통령 할아버지로부터 잊지 못할 졸업 선물 받았어요.”
11일 오전 강원 홍천군 내촌초등학교에 한 통의 우편물이 도착했다. 대통령 비서실이 보낸 우편봉투를 개봉한 6학년 담임인 최고봉(40) 교사는 처음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개월 전 시집을 선물한 꼬마시인 5명에게 보내는 답장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소중한 마음을 담은 편지 잘 읽어 보았어요”라고 시작하는 문 대통령의 편지는 어린 시절 수녀님이 나눠준 달콤한 사탕 얘기와 함께 “서로 나누며 행복한 나라, 마음껏 꿈을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게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편지에는 문 대통령이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사진도 함께 들어있었다.
앞서 내촌초교 6학년인 김재현군과 박용민, 서영준, 이우빈, 정신선군이 지난해 12월 졸업을 기념해 ‘동생은 외계인’이란 시집을 청와대에 보냈다.
꼬마시인들이 펴낸 시집에는 ‘13년의 희로애락’과 ‘초등학생의 삶을 노래하다’ 등 전교생이 32명뿐인 시골학교를 다니던 일상과 나름대로의 고민을 담은 51편의 자작시로 이뤄져 있다.
학생들은 연말 연시를 보내며 시집을 보낸 사실도 잊어질 때쯤 청와대로부터 답장이 오자 “꿈만 같다”는 반응이다.
이유빈 군은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정말 이 책을 읽어 주실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답장이 오자 잊지 못할 졸업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학생들과 시집을 함께 펴낸 최 교사는 “글쓰기 수업의 결과가 책으로까지 나온 것은 물론 대통령이 직접 답장을 보내와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홍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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