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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 이 꽃의 마지막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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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 이 꽃의 마지막일지도…”

입력
2019.02.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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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 이 꽃의 마지막일지도…”

윤삼숙 작가가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윤삼숙 작가가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윤삼숙 작가가 2017년 6월1일 촬영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 털복주머니란. 윤삼숙 제공.
윤삼숙 작가가 2017년 6월1일 촬영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 털복주머니란. 윤삼숙 제공.
윤삼숙 작가가 2017년 8월30일 촬영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분홍장구채. 윤삼숙 제공.
윤삼숙 작가가 2017년 8월30일 촬영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분홍장구채. 윤삼숙 제공.

“희귀식물의 존재를 알리고 보호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희귀 야생식물 사진 전문 사진작가 윤삼숙(59ㆍ사진)씨는 출사에 나서게 된 이유가 희귀야생식물 보호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꽃 구경이 어려운 1월을 뺀 1년 11개월을 매주 3, 4일은 산과 들을 누빈다. 지난 10년간 렌즈에 담은 수십만 컷의 사진 중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등 150여종의 희귀종을 건졌다.

꽃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6년쯤이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눈에 들어온 희귀 야생화를 남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009년, 거금을 들여 2대의 카메라와 3개의 렌즈, 삼각대 등을 장만했다.

이때부터 그는 15㎏에 달하는 촬영장비를 등에 지고 목에 걸고 전국의 산야를 누볐다. 꽃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진흙 위에 엎드리거나 절벽 끝에 쪼그려 앉아 셔터를 누르는 일은 다반사였다. 200만원짜리 렌즈를 박살내기도 했다. 해충을 피하려고 한여름에도 비옷을 입는 경우가 많아 출사는 극기훈련을 방불케 했다. 덕분에 그는 3년 만에 ‘윤삼숙의 야생화 이야기 1집’을 발간할 수 있었다.

윤씨는 “자생지를 찾는 일이 가장 어려웠고, 사진을 찍다 못해 아예 뽑아 가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며 “우리의 야생화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뒤늦게 학업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이듬해 안동대 생약자원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진학 후 그는 식물의 기원과 생태계 등을 공부했다. 강의실에 있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산과 들에서 보냈다. 이렇게 그는 4학년인 2016년 5월 그 동안 찍은 희귀식물 77종의 사진과 특징 등을 담은 ‘윤삼숙의 야생화 이야기 두번째’를 출판했다. “단순히 취미로 시작한 등산과 출사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꼈고 ‘이 사진이 어쩌면 이 꽃을 담은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 1ㆍ2급 88종 중 81종을 렌즈에 담았다. 한라솜다리 신안새우난초 대청부채 등 7종만 더하면 도감을 완성하게 된다. 그는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흔히 보기 힘든 희귀식물을 더한 윤삼숙판 희귀식물 사진 전국 순회전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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