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 경제적 로켓 될 것” 김정은 “군이 경제건설 적극 지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두고 북미 정상이 거의 동시에 ‘북한 경제 발전’을 언급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은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며 청사진을 제시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군이 사회주의강국 건설에 한몫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미 담판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두 정상의 의지가 반영된 발언이란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 측 대표(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매우 생산적인 만남을 마치고 북한을 떠났다. 나는 김 위원장을 만나 평화를 진전시키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북한은 ‘경제 강국’이 될 것이다. 나는 김 위원장이 얼마나 능력 있는 사람인지 충분히 안다. 북한은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 경제적인 로켓!”이라며 비핵화를 통해 북한이 경제적으로 ‘밝은 미래’를 누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대에 ‘경제일꾼’으로 거듭나라고 주문하는 방식으로 경제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 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1주년을 맞아 전날 인민무력성을 방문했다고 보도하며, 이 자리에서 인민군에게 “당이 부르는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전구마다 특유의 투쟁 본때, 창조 본때를 높이 발휘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의 관건적인 해인 올해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인민군 창건일이 계기가 되긴 했으나, 공교롭게도 비건 대표의 평양 체류 마지막 날인 8일 김 위원장이 군을 찾아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하라고 강조한 것은 비핵화 및 경제 발전 의지를 대내외에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군대 성격을 전격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특히 북한의 경제적 성장에 대한 북미 정상의 발언이 비슷한 시점에, 그것도 2차 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둔 민감한 시점에 공개된 것을 두고, 6~8일 이뤄진 실무협상에서 북한 비핵화 조치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경제 발전과 연계할지에 대한 의견 일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다만 비건 대표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의 실무협상을 마치고 평양을 떠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아직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를 정상회담 장소로 지목하는 등 정상회담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아직 내부적으로 공표하지 않은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