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ㆍ레이싱ㆍ격투기로 영토 확장
“한 수 배우자” 세계서 한국 찾아와

드론 마니아인 가수 김건모는 2017년 10월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에서 드론으로 낚시를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드론에 직접 미끼를 연결한 뒤 입질이 오자 곧바로 낚아 올려 고등어를 잡았다. 김건모의 이색적인 드론 활용법에 방송 출연진은 모두 화들짝 놀랐다.

그 동안 군사ㆍ산업 분야에서 주목을 받아온 드론은 이제 레저ㆍ스포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드론을 이용해 스포츠 경기를 펼치는 대표적인 종목은 세 가지. 드론축구와 드론레이싱, 드론클래시(격투기)다.

전주드론축구장에서 시민들이 드론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대한드론축구협회 제공.

2017년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한 드론축구는 새로운 ‘한류 열풍’을 일으킬 태세다. 스포츠 선진국이자 2018 러시아 축구월드컵 우승국 프랑스가 한 수 배우러 한국을 찾았고, 영국 BBC와 미국 ABC 등 해외 방송사도 한국을 종주국이라 치켜세우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의 10대 선수는 세계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상표권 등 특허를 보유한 드론축구는 국내에 널리 보급된 상태다. 지금까지 창단한 성인 팀만 전국 126개 팀에 달한다. 유소년 팀으로 범위를 넓히면 약 500여 개 팀이 존재한다. 또 작년 한 해에만 10여 개 전국대회가 열렸다. 세계 각국에선 ‘드론축구 연수’를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다만 드론축구 국제대회는 아직 없다. 이에 2018년 출범한 대한드론축구협회는 ‘2025 드론축구월드컵’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3월 열릴 ‘한일 드론축구 친선전’이 그 시작점이 될 예정이다.

드론축구는 드론스포츠 가운데 유일한 ‘팀 경기’다. 양 팀에서 각각 5명의 선수가 5대의 축구용 드론을 조종해서 경기를 펼친다. 경기는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퀴디치’처럼 축구용 드론을 원형 틀 안에 넣어 득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종목 특성상 드론 간에 격렬한 충돌이 많기 때문에 축구용 드론은 탄소복합소재로 만든 틀을 씌워 보호한다. 총 무게는 약 1㎏으로 다소 무겁다. 최고 시속은 60㎞ 정도다.

국제 대회가 활성화돼 있고, 한국 선수가 선전 중인 종목은 드론레이싱이다. 2015년부터 국제대회가 열린 드론레이싱은 2017년에 한국 KT GIGA 5 팀이 국제드론레이싱협회(IDRA)가 주최하는 세계 드론레이싱대회 DR1에서 우승했다. 우승 멤버인 KT 소속 김민찬(14)군은 이후 터키드론컵 등에서 연거푸 우승트로피를 거머쥐며 강자로 등극했다. 세계대회인 만큼 상금이 수천 만원을 넘는다. 2016년 두바이에서 열린 대회의 총 상금은 100만달러(약 11억원)에 달했다.

드론레이싱은 드론축구와 달리 선수 개인이 고글을 쓰고 수행하는 종목이다. 선수가 드론에 설치된 카메라 속 영상을 고글로 전송 받아 보고, 각종 장애물을 최단 기간에 돌파하며 곡예를 펼친다. 최고 시속은 160㎞까지 나와 박진감과 속도감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월등하다. 때문에 드론레이싱은 수준급의 조종 실력을 갖춰야 한다. 다만 드론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선수 개인에게만 전해지는 것은 관중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라는 지적도 있다.

드론격투기는 미국이 종주국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드론격투기는 ASL(Aerial Sports League)이라는 정규리그로 발전했다. 이 리그엔 수백 명의 드론격투기 선수들이 참여한다. 한국에는 드론클래시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정규 리그 전 단계인 캐주얼리그가 운영 중이다. 드론클래시는 상대 드론을 타격해 점수를 내거나 상대 드론을 격추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드론스포츠를 접하기 위해선 온라인 카페 동호회에 가입해 정보를 얻거나 각 협회 홈페이지를 찾아보는 게 가장 빠르고 쉽다. 개인 능력차는 있지만, 입문 후 1~2주 정도면 어느 정도 드론 움직임이 자유로워 진다. 다만 드론축구ㆍ레이싱 경기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려면 3~6개월 동안 꾸준히 훈련해야 한다.

전주 드론축구장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드론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고 있는 학생. 전주=서진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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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직접 날리기 전 컴퓨터 화면으로 시뮬레이션을 먼저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컴퓨터 화면에 조이스틱 등을 이용해 게임을 하듯 드론 조종 훈련을 하는 방식이다. 드론스포츠 전문업체 퓨스포는 오는 6월 드론 조종 시뮬레이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종우 퓨스포 대표는 “드론 훈련에 가장 최적화된 게임형 프로그램”이라며 “현재 오프라인을 통해 훈련을 할 수 있고, 6월에는 온라인을 통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3~4월에는 ‘토이 리그’라는 이름으로 초심자 수준의 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초심자를 벗어난 동호인이라면 경험상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초보자들에겐 튼튼하고 저렴한 드론이 좋다. 모든 스포츠 용품이 그렇듯 드론 가격 역시 천차만별이다. 연습용 드론은 10만원대부터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추락하거나 부딪히면 파손 확률이 높기 때문에 수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드론클래시에 출전하는 격투용 드론은 장착 무기 및 드론 설계자의 아이디어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30만~40만원대면 구입부터 장식까지 가능하다.

축구용 드론(드론볼)은 일반적인 드론을 튼튼한 탄소소재 프레임으로 둘러싸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아도 프레임만 교체해주면 된다. 드론축구협회 이범수 상임이사는 “드론을 구매하기 전에 협회나 지역 팀에 연락하면 드론 구매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전국 각 시도에 100여 개 이상의 팀이 있으니 동호회 활동도 수월하다”고 조언했다.

전주=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서진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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