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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뺀 첫 화면’ 언제쯤… 네이버 전면 도입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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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뺀 첫 화면’ 언제쯤… 네이버 전면 도입 연기

입력
2019.02.08 18:36
수정
2019.02.08 23:5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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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메인’ 듀얼앱 출시, 신ㆍ구 버전 중 모바일 앱 선택 가능

테스트서 고연령층 불만… ‘뉴스 편집권 포기’ 약속 이행 1년여 지연

“3분기 안으로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완전히 제외하겠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논란이 벌어진 직후인 지난해 5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뉴스 편집권 포기’ 선언에 3,000만 네이버 이용자의 이목이 쏠렸다. 3분기가 그대로 흘러갔고, 지난해 10월 한 대표는 다시 한 번 “이르면 연내 새로운 모바일 화면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해가 바뀐 현재까지도 네이버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이용자 대부분은 여전히 네이버가 편집하는 뉴스로 이루어진 기존 모바일 화면을 보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네이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늘고 있다.

◇첫 화면 뉴스 없앤 새 버전, 전환 아닌 ‘동거’로

네이버는 8일 네이버 모바일 앱 이용자들이 기존 버전과 새로운 버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듀얼앱’ 기능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기본 설정은 기존 버전으로 돼 있지만, 첫 화면에 뜨는 알림을 통해 새로운 버전을 사용할지 선택하거나 설정 메뉴에서 버전을 교체할 수 있다. 듀얼앱 기능은 7일부터 시작된 iOS 버전 적용을 시작으로 상반기 내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7일부터 iOS용 네이버 앱을 업그레이드하면 기존 버전(아래쪽)과 새 버전 중 하나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듀얼앱' 기능이 추가된다. 네이버 제공
7일부터 iOS용 네이버 앱을 업그레이드하면 기존 버전(아래쪽)과 새 버전 중 하나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듀얼앱' 기능이 추가된다. 네이버 제공

새로운 버전은 지난해 10월 네이버가 공개한 개편안으로, 첫 화면이 검색창 ‘그린윈도’와 인터랙티브 버튼 ‘그린닷’을 제외하고는 텅텅 비어있다. 그린닷은 현재 시간과 사용자의 위치, 현재 보고 있는 정보의 종류와 언어 등을 파악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더 깊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능으로, 네이버가 새롭게 시도하는 검색 형태다. 기존 버전에선 첫 화면에서부터 볼 수 있었던 뉴스나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급검)은 홈 화면을 여러 차례 쓸어 넘겨야 나온다.

늦어도 올해 1분기에는 바뀔 예정이었던 모바일 앱 새 버전이 기존 버전과 ‘동거’를 하게 된 데는 ‘한층 불편해지는’ 앱에 대한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큰 이유로 작용했다. 네이버는 2009년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하루 3,000만명이 열어보는 앱이 된 현재까지 ‘검색창ㆍ뉴스ㆍ실급검’이라는 기본 틀을 바꾼 적이 없다. 그러나 새 버전에서는 원하는 화면에 이를 때까지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 넘겨야 할 뿐 아니라, 뉴스를 보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언론사의 뉴스를 구독해야 해 기존 이용자 입장에서는 불편이 가중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됐던 새 버전의 베타테스트에서는 특히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불만스러운 반응이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편함은 곧 이용자 이탈과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네이버가 전격적으로 모바일 앱 개편을 진행하지 못하는 이유다. 기존 네이버 앱에서는 첫 화면에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갈 때마다 트래픽이 수백만 건씩 차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지난해 모바일 화면 개편 발표 당시 “새 버전에서도 기존과 같은 수준으로 (트래픽이) 떨어질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테스트 기간을 거치며 수익 감소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대거 네이버를 빠져 나간다면 현재 국내 검색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극복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네이버의 AI 검색 서비스 '그린닷' 시나리오.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AI 검색 서비스 '그린닷' 시나리오. 네이버 제공

◇개편안 핵심은 ‘뉴스 편집권 포기’… 언제쯤 지켜질까

결국 네이버 모바일 앱 전면 개편은 올해 하반기 이후로 점쳐진다. iOS 이용자에 비해 3, 4배 이상 많은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에게도 듀얼앱 기능을 적용한 뒤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5월 공약한 ‘뉴스 편집권 포기’는 두 차례나 미뤄진 끝에 예상보다 1년 이상 늦어지는 셈이다. 심지어 듀얼앱으로 기존 이용자들에게 선택권을 준 뒤에도 익숙한 기존 버전 이용률이 월등히 높을 경우에는 새로운 버전 배포가 더욱 늦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여론 조작을 위한 ‘판’을 깔아주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네이버는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년 넘게 이어온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만큼 이용자 혼란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이전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베타테스트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새로운 버전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버전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방향성은 확실하지만, (듀얼앱은) 그 과정을 완충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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