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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불패’ 서울 청약시장도 올해는 장담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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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불패’ 서울 청약시장도 올해는 장담 못한다

입력
2019.02.09 14:00
수정
2019.02.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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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인천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견본주택을 찾은 청약희망자들이 아파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4일 인천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견본주택을 찾은 청약희망자들이 아파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아파트 초반 분양 실적을 뜻하는 초기분양률이 지역간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서울과 인천은 분양 후 6개월 내에 100% 분양되는 ‘완판’을 이룬 반면 지방(광역시ㆍ세종 제외) 초기분양률은 60% 초반대로 추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로 서울 청약시장의 ‘흥행 불패’가 올해도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초기분양률 서울 100%-경남 33% ‘양극화’ 

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지역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이 100%를 달성했다. 초기분양률은 분양 기간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률을 말한다. HUG가 주택분양보증서를 발급한 후 입주자 모집승인을 받아 분양한 30가구 이상의 전국 민간아파트를 조사 대상으로 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은 지난해 3분기 99.6%에서 4분기 100.0%로 0.4%포인트 올랐다. 분양을 시작한 이후 반년 내 공급 가구를 모두 팔았다는 의미다. 인천 초기분양률 역시 전분기보다 4.7%포인트 오르며 100.0%의 완판 기록을 세웠다. 경기 지역 초기분양률은 95.3%, 수도권 전체 평균은 96.4%였다. 광역시도 평균 97.0%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역별로는 광주 99.1%, 대구 97.2%, 부산 95.5% 순으로 집계됐다. 대전, 울산, 세종은 조사 대상에 해당하는 물량이 없었다.

하지만 기타 지방의 초기분양률은 61.4%로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충북과 전북이 각각 93.3%, 89.4%로 선방했고, 충남(52.7%)과 경북(56.1%)은 50%를 겨우 넘겼다. 강원은 41.5%, 경남은 33.3%로 초기 분양에 성공한 가구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쳤다. 강원의 초기분양률은 전분기보다 51.5%포인트 급락했고, 경남은 전분기 대비 10.0%포인트 올랐으나 지난해 4분기보다는 16.9%포인트 내려갔다. 전국 평균치는 85.6%로 전분기보다 1.5%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포인트 올랐다.

 ◇올해 서울 분양시장도 ‘지역별 양극화’ 전망 

지난해 분양시장이 지역별 양극화를 뚜렷하게 보여줬다면 올해는 서울 등 인기 지역 내에서도 점차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청약제도 개정으로 1순위 자격이 강화되면서 분양시장 진입 장벽이 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는 67.2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80선을 넘은 서울(84.9)과 세종(83.3)도 전월 대비 각각 1.8포인트와 0.7포인트 하락해 분양사업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모든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도 지난달 말 1순위 미달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730가구 모집에 1,170명이 청약(평균 경쟁률 1.6대 1)하며 전용면적 84㎡의 5개 타입은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전용 115㎡의 4개 타입은 1순위 미달됐다. 이 단지는 2호선 건대입구역,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을 낀 입지에 들어설 예정으로, 서울 도심에서 역세권 아파트가 1순위 미달된 것은 2015년 초 서대문구 ‘북아현푸르지오’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약 미달은 최근 주택시장이 냉각된 데다 대출 규제 강화로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중도금 대출이 어렵기 때문으로 분양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370만원으로 모든 타입에서 총 분양가가 10억원을 웃돌아 계약자가 중도금 전액을 자체 조달해야 한다.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가격을 조정한 시세표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가격을 조정한 시세표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 13주 연속 하락… “더 냉각될 것” 

다수의 전문가들은 서울 분양시장마저 흔들리는 등 당분간 주택시장 위축 상태가 이어지며 집값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매물 적체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향후 주택경기가 더욱 냉각될 것으로 보여 주택 청약 미달 사태는 더욱 빈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대출 규제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 등 정부의 규제 정책이 계속되면서 주택시장 냉각 상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11월 둘째 주 이후 13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일 조사 기준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8% 하락했다. 5년 5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지난주(-0.14%)에 비하면 하락폭이 다소 감소했지만, 이는 이번주 설 연휴가 끼면서 주택시장에서 매수ㆍ매도 움직임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강남4구가 포진한 동남권의 아파트값 하락폭이 지난주 -0.36%에서 금주 -0.16%로 둔화했고, 은평ㆍ서대문ㆍ마포구 등 서북권도 -0.09%에서 -0.05%로 낙폭이 줄었다. 그러나 용산구 아파트값이 0.07% 떨어지며 지난주(-0.01%)보다 내림폭이 커지면서 도심권(종로ㆍ중ㆍ용산구) 아파트값의 평균 하락폭(-0.05%)은 지난주(-0.03%)보다 확대됐다.

전셋값도 전국적으로 0.08%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18% 내려 전국 광역시ㆍ도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린 강남4구 전셋값이 0.40% 하락하는 등 서울 25개구 모두에서 전셋값이 내렸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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