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파업ㆍ교수들 비리 등 학내 문제 의식, 개혁 다짐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 위기론을 말하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서울대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외부 여건을 탓하기보다 우리 자신의 자성이 먼저 필요합니다.”
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한 오세정 신임 서울대 총장은 기뻐하기보다 비장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비어있었던 서울대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교수들은 성폭행과 표절 등의 각종 추문에 휩싸여 있다. 취임식 전날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청소ㆍ경비노동자들도 파업을 예고하는 등 직원들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문제로 징계받아 법정에서 소송 중인 학생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 총장 취임식을 전후해 이들 모두 학교 곳곳에서 집회를 열고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일제히 내놓기도 했다.
이 점을 의식한 듯 오 총장은 취임사에서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서울대의 사명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과 결과가 부족했다”거나 “무엇보다 지성의 권위를 뿌리부터 흔드는 부적절한 행위들이 우리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는 깊은 자성론을 꺼내놨다. 이어 자신이 개혁에 앞장서겠다는 다짐과 함께 “낯섦과 불편함이 서울대가 다시금 국민의 신뢰와 인정을 얻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을 우리 구성원들이 잘 받아들이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그간 서울대 집행부 자리가 오래 비어 있어서 문제가 누적된데다 여러 요인으로 학교 구성원 간의 신뢰도 무너져 있다”며 “오 총장이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은 결국 신뢰 회복”이라고 전했다.
오세훈 기자 comingh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