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구조작업이 만 하루를 넘기면서 인명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터키 당국이 이스탄불 동부 카르탈 구역의 주거건물 붕괴 현장에서 현재까지 시신 10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날 오후 4시쯤 카르탈 주거지역에서 8층짜리 건물이 갑자기 무너져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매몰됐다. 자지단체 등록 기준으로 이 건물에는 14가구 43명이 살았다.
전날 사고 직후 당국은 사망자가 2명이라고 밝혔으나, 구조작업이 진행되며 건물 잔해 아래에서 8명이 추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사고 18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5세 여아를 포함해 현재까지 13명이 구조됐다.
5세 여아는 구조된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간단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밤사이 9세 남아도 잔해 아래서 구조됐다. 다만 추가 생존자가 얼마나 더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붕괴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충격과 공포에 떨었다. 이웃 주민 제밀레 다으는 "처음에 나는 우리 건물에서 가스탱크가 터진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건물이 마치 카드 더미처럼 땅으로 무너졌고, 비명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대지진 때랑 완전히 같았다"라고 몸서리를 쳤다.
당국은 주변 건물에서 주민을 대피시키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붕괴한 건물은 27년 전 지어졌으며, 이후 건물의 상단부 3개 층이 불법으로 증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인구 유입으로 급속한 도시 팽창을 겪은 이스탄불에는 불법 건·증축 건물이 무수히 많으며, 선거 공약 등으로 이들을 합법화하는 조처가 반복됐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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