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근로자 많아… 인도 공정 세계로 역수출 되기도”
인도 곳곳에서는 한국에서도 익숙한 로고를 쉽게 볼 수 있다. 1996년 현지법인을 설립해 1998년 양산에 돌입한 현대자동차 로고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남동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자리잡고 연간 약 74만대의 차량 생산 능력을 갖췄다. 생산 차량은 인도 내수에만 그치지 않고, 멕시코 등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 개발전략의 한 축을 현대차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첸나이 공장에서 만난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전무)도 “20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인도 시장 2위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일본-인도 합작기업인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현대차는 인도 시장 점유율이 16%에 달한다. 매년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축구장 300개 규모 공장에서 일하는 인도 근로자들의 주 6일 3교대 근무체제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양질의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쉽다”며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장점을 소개했다. 아직 전체적 소득 수준이 한국이나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인도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제시한 공정 효율화 방안이 다른 국가 공장에도 역수출되는 경우가 있다는 칭찬도 덧붙였다.
우수한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이유로는 인도 정부의 작업자 보조 정책도 한 몫 한다. 고졸 또는 전문대 졸업자는 인도 정부의 일정부분 보조로 현대자 공장에서 최대 3년간 일할 수 있다. 이 중 능력이 입증된 작업자는 현대차가 곧바로 채용하기도 한다.
현대차의 자매 브랜드인 기아차도 올해 7월부터 인도 현지에서 연 30만대 차량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본다면 인도 시장에 연 100만대가 넘는 공급능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김 본부장은 “향후 5년 동안은 인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400만원대 소형차를 중심으로 인도 시장에서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인도에는 현대차는 물론이고 LG, 삼성전자 등도 20여년전부터 진출해 호평을 얻고 있다. 터번을 쓰는 인도인의 특성에 맞춰 승용차 지붕을 높이거나 에어컨, 냉장고 설계를 달리하는 현지화 전략덕분에 인도 정부도 한국 기업에 대해 호의적 태도를 갖고 있다. 김 본부장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관료나 사업가들이 한국에 대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첸나이=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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