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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설에 미 매체, “불화 아이콘의 화합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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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설에 미 매체, “불화 아이콘의 화합 메시지”

입력
2019.02.0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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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의 메시지가 진심이라면, 이렇게 연설할 리가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ㆍ연두교서)에 대해 이 같은 쓴소리를 던졌다.

다른 주요 매체들 역시 “화려한 미사어구로 가득한 연설이었지만 많은 상대를 설득시키지 못했다(CNN)”, “(화합하려는) 도전에 실패했다(뉴욕타임스ㆍNYT)”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의 핵심 주제로 ‘초당적 화합’을 강조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의제들 중 입장을 같이하는 일부 경우에만 호응을 보내고, 다른 경우 무표정한 표정을 지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민 및 장벽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더 냉담한 반응이 나타나자, 외신들은 이날 연설 풍경이 오히려 미국 정치 분열을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WP는 이날 “화합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라면, 국경 장벽을 짓겠다고 가짜 긴급 사태를 선포하지는 않으려 했을 것이고, 불법 이주자들을 ‘맹렬한 습격’이라고 거짓 묘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며, ‘터무니없는 정파적 수사(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국가 번영과 안보를 해친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NYT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본인이 정부를 이끌어 온 방식과는 정반대인 ‘화합’”을 말하면서 역설적으로 “균열이 있고, 말썽을 부리며, 제 기능을 못하는 미국의 현실을 드러냈다”라고 꼬집었다.

미국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초래한 원인인 이민 및 장벽 건설 문제에서도 한 치의 양보 없이, 지금껏 주장해 온 바를 되풀이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는 16일부터 셧다운이 재개됨에도 불구하고 국면 전환을 위한 양보나 대안 제시를 하지 않으면서, 셧다운이 또다시 시작될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본인의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과 결실에 대해서 효과적인 정치적 수사가 담긴 연설”이라 평하면서도 “이민 문제에서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장벽 예산안을 양보할 만한 이주자들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전혀 제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그는 단지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거듭 단언했을 뿐”이라고 평했고, CNN 역시 “워싱턴을 분열시켰던 이민 문제는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면서 “연설이 끝난 뒤 워싱턴에서의 태도 변화를 거의 감지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다른 주요 현안들에 대해 ‘패싱’을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형사 사법제도 개혁은 양당 모두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하면서도, 그가 기후 변화, 빈부 격차 심화, 급증하는 국가 부채 등 국가의 다른 중요 의제들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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