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1)홍준표 전 대표 
 “탄핵 총리 황교안 막으려면…” 후보 단일화 언급 
 북미회담과 겹친 전대 일정 “한달 이상 연기해야” 
2ㆍ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홍준표와 오세훈, 이 두 사람 모두 전당대회에 나가서는 ‘탄핵 총리’(황교안)를 막기 어렵다.”

자유한국당 2ㆍ27 전대 당권 주자인 홍준표 전 대표가 6일 처음으로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서울 광화문 개인사무실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다. 광화문 사무실은 그가 2022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11월 마련한 곳이다. 그러나 대선으로 직행하려던 그의 계획은 황교안 전 총리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도전’이라는 정류장을 거쳐가는 것으로 수정됐다. 그는 6ㆍ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자신의 대표직 사퇴로 치르는 전대에 나온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출사표를 던진 건 “탄핵 정국에서 당을 궤멸시킨 장본인이 당을 인수하는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설 연휴 기간인 3일 페이스북에서 언급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에 대해서는 “두 대통령이 명예회복을 할 때가 됐다”는 말로 설명했다. 이어 당권 재도전에 성공하면 △이명박ㆍ박근혜 석방운동 △불법 대선 여론조작 상선(윗선) 특검 추진 △민생파탄 바로잡기 △북핵 폐기 국민 운동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인터뷰 직후 북미 정상회담이 한국당 전당대회(27일)와 겹치는 27~28일로 확정됐다는 소식에 “한국당 전대 효과를 감소시키려는 저들의 술책에 말리지 않도록 전대 일정을 한 달 이상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설 연휴기간 민심을 어떻게 읽었나.

“당원은 물론 일반 국민도 한국당 전대에 관심이 많고 그것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한다. 오랜만에 설 밥상에 한국당이 올라갔다. 탄핵 이후 당이 이처럼 주목 받은 일이 없었다.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 그리고 저를 포함한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모두 나와 1차전을 해서 그런 것이다.”

_당권 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이야기를 꺼냈다.

“(드루킹 댓글조작 연루를 인정한)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불법 여론조작으로 탄생한 정권이라면 전임 대통령 두 분이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상황은 풀어주는 게 도리다.”

_2017년 대선 후보 시절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는 발언과 배치된다. 탄핵이 잘못됐다고 보는 건가.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맥없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에 화가 나서 한마디 했던 거다. 당시 관훈토론 등에서 탄핵과 구속의 부당성을 일관되게 주장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 결정은 재심 절차가 없어 탄핵의 ‘법률적 수용’은 불가피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수용할 수 없다. 그래서 대표가 되면 전국을 돌며 석방운동을 할 것이다.”

_일각에선 TK(대구ㆍ경북) 당원 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고 말한다.

“두 대통령 석방운동이 TK에만 한정되나? 이미 많은 국민들은 이제 석방할 때가 됐다고 이야기한다.”

_문재인 정부 실정론과 황 전 총리 출마 가운데 어떤 것이 당권 재도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나.

“후자다.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국정농단의 2인자이자 보수우파 지형을 궤멸시킨 당사자가 당이 겨우 안착돼 가는데 당을 맡겠다고 하는 건 정의와 형평에 맞지 않다. 집안이 망해갈 때 상속을 받았어야지. 그때는 뒷방에서 대통령 놀이만 하던 사람이다.”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당시 기념시계를 제작해 논란이 된 사건을 겨냥한 발언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황 전 총리 입당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주요 인사들이 구속됐는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게 황 전 총리다. 왜 집권 여당이 황 전 총리만 살려줬는지, 문재인 정권 이양 과정에서 어떤 협력을 했는지 생각해봐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소환되던 날 왜 부랴부랴 입당을 언급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재판거래를 했다는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에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전 총리도 연루됐을 것이라는 추론으로 풀이된다.)

_황 전 총리가 대세라고 한다. 판세를 뒤집을 만한 무기가 있나.

“대세가 아니라 우세다. 그러나 신차효과에 불과하다. 신차를 출시하면 폭발적으로 몰리게 돼 있는데, 결함이 있는지 여부는 1년이 지나봐야 한다. 홍준표는 20년이 넘은 국민 소나타지만 황교안은 최근 출시된 팰리세이드다.”

_오 전 시장과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둘 중 한 사람이 나가는 게 맞다. 오 전 시장 생각도 저와 같을 것이라고 본다. 양측 실무자들도 서로 만나는 것으로 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한 홍준표 전 대표가 6일 본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_당권을 거머쥐면 ‘홍준표 시즌2’는 시즌1(2017~2018년 대표 시절)과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나.

“시즌1은 당을 재건하는 과정이었고 시즌2는 당을 도약시키는 과정이 될 것이다. 시즌1 때는 대표가 공천권이 없으니 국회의원들이 전혀 따라주질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천권 있는 대표가 되니까 양상이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_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선에 나오는 등 궂은일을 맡아 했는데 그에 비해 인정을 못 받는 것 같다. 결국 막말 때문 아닌가.

“24년 정치를 하면서 계파를 만들어 본 일도, 속한 적도 없어서 당내 세력이 없다. 저를 두고 ‘막말한다’고 하는데 막말ㆍ패륜ㆍ발정은 지난 대선 때 드루킹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그리고 우아하고 얌전한 말만 하면 야당 대표라고 할 수 있나.”

_김경수 지사 외에 여권의 잠룡들이 계속 타격을 입고 있다.

“사필귀정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경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법정구속되는 게 맞다. 또 손석희 JTBC사장 사건의 경우에 처음엔 손 사장 인격을 믿었고 친분이 있어서 페이스북에서 옹호했다. 그러나 그 후에 일어나는 상황을 보니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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