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성 공식기자회견 등 집중조명… 美 AT&T대회 스타 등극
국내 어딜 가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외모를 가진 46세 ‘직업 골프인’ 최호성의 미국 착륙에 현지 매체와 골프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그가 출전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개막은 7일(한국시간)이지만, 대회 장소인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카운티에선 개막 전부터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될 만큼 벌써부터 대회 최고 스타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아내와 두 아들을 동반해 지난달 25일 미국에 도착한 최호성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 못지 않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가족과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문하고, 현지 맛집으로 소문난 인 앤 아웃 버거에 다녀왔다는 얘기부터, 시차적응을 위해 인천에서 로스앤젤레스로 향한 13시간의 비행길에 잠을 자지 않았다는 시시콜콜한 사연까지 뉴스거리였다. 최호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개하며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며 자랑한 호주출신 PGA 선수 라이언 러플스, 최호성과 동반 플레이를 희망한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아론 로저스(36ㆍ그린베이) 등 유명 스포츠스타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그의 인기는 절정이었다.
최호성에 쏠린 관심은 단지 독특한 스윙 자세 때문만은 아니다.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PGA 공식 홈페이지에선 최호성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환경 탓에 병원이 아닌 집에서 태어났으며, 25세 때 뒤늦게 골프에 입문해 잡지를 통해 골프를 배운 사연 등을 조명했다. 주최측은 이날 최호성을 아예 대회 공식 기자회견장에 앉혔다. 외신들은 그의 독특한 스윙 자세를 넘어 굴곡진 인생스토리에 주목했고, 최호성은 고교시절 참치 해체실습 때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이야기부터 졸업 후 골프장에서 일을 시작한 사연을 당당하고 담담히 풀어내며 자신의 골프인생을 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약점도 스스로 짚어가며 ‘낚시꾼 스윙’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최호성은 “요즘 장비도 발달하고 선수들이 비거리도 많이 내다보니, 나도 어느 정도 확보하지 못하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떨어지는 유연성을 보완하려고 큰 동작으로 거리를 만들 연습을 하다 보니 지금의 스윙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평범하지 않은 스윙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최호성은 스윙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신경 쓰는지 묻자 “내 스윙은 내 골프의 일부이기 때문에 신경을 써 본 적은 없다”면서 “우리 모두 얼굴이 다르듯이 스윙도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마다 유연성이나 파워 등이 다 다르니 골프가 더 재미있는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골프철학도 드러냈다.
선수와 유명 인사가 2인 1조를 이뤄 경기하는 이번 대회에서 최호성과는 배우 크리스 오도널(49)과 한 조가 돼 1라운드를 치른다. 최호성과 짝을 이루게 해달라고 밝혔던 아론 로저스는 미국 베테랑 골퍼 제리 켈리(53ㆍ미국)와 한 조가 돼 최호성-오도널 조와 경쟁하게 됐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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