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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슈돌’은 없었다… 설 파일럿프로 ‘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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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슈돌’은 없었다… 설 파일럿프로 ‘식상’

입력
2019.02.06 17:03
수정
2019.02.06 18: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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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 '요즘가족'. 홍석천(왼쪽 아래)은 조카 홍주은씨를 2008년 입양했으나, 프로그램은 이 둘을 삼촌과 조카 관계로만 그려낸다. SBS 제공
SBS 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 '요즘가족'. 홍석천(왼쪽 아래)은 조카 홍주은씨를 2008년 입양했으나, 프로그램은 이 둘을 삼촌과 조카 관계로만 그려낸다. SBS 제공

‘제2의 나 혼자 산다’도, ‘제2의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없었다.

명절은 몇몇 작가와 PD에겐 ‘기회의 땅’이다. 정규 방송프로그램들이 결방하면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파일럿프로그램이 명절 연휴를 맞아 시청자들의 취향을 살피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 가능할 지를 탐색한다. 참신한 기획을 앞세운 작가와 PD 뿐 아니라 방송국도 마다하지 않을 도전의 무대가 열린다. 하지만 올해 설 명절 지상파 파일럿 프로그램은 새로운 시도는커녕 기존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을 따라가는 데만 급급했다.

SBS의 유일한 파일럿 프로그램인 ‘요즘가족: 조카면 족하다?’는 자녀가 조카로 바뀌었을 뿐, 연예인과 손아랫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일상을 다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살림하는 남자들’ 등 기존 예능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조카에 대한 연예인의 애착만 보여주는 데 그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들여다보겠다는 프로그램 취지는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부하직원의 시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연복 요리사 등 유명 인물을 바라보는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니저가 자신의 상사라 할 수 있는 연예인을 관찰한다는 내용으로 인기를 끌어 온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철 지난 내용도 다시 등장했다. MBC 파일럿 프로그램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은 1991년 가요프로그램 차트 20위 안에 든 노래를 소개하고, 그 중 일부를 현재 활동하는 가수가 리메이크해 당시 1위를 했던 김완선과 경쟁하는 방식이다. 흘러간 가요를 다시 소개한다는 점에서 MBC ‘나는 가수다’와 KBS2 ‘불후의 명곡’ 등 기존 가요 경연 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다.

MBC 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 MBC 제공
MBC 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 MBC 제공
KBS2 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 '6자회담' 출연자 장동민. KBS 제공
KBS2 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 '6자회담' 출연자 장동민. KBS 제공

새로운 방식으로 눈에 띈 파일럿 프로그램은 완성도가 아쉬웠다. 연예인이 ‘복덕방 코디’로 나서서 의뢰인의 집을 찾아준다는 MBC ‘구해줘! 홈즈’가 대표적이다. 부동산이라는 소재는 신선했으나, 좋은 집을 저렴하게 구하는 방법 등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진 못했다. KBS2 ‘6자회담’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예능인들의 토론 프로그램을 표방했으나, 정작 주된 내용은 자신들의 기대수명이나 방송수명을 신변잡기로 풀어놓는 데 그쳤다.

식상함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6일 시청률 전문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5일 지상파 3사에서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 다섯 편 중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8.1%)를 제외하면 대부분 전국 기준 5, 6%대에 머물렀다. 밤 11시에 방송된 KBS2 ‘6자회담’은 2.5%에 불과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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