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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개인사무실 설치, 청사에서 뷔페 오찬… 충남도의회 ‘무개념 의정활동’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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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개인사무실 설치, 청사에서 뷔페 오찬… 충남도의회 ‘무개념 의정활동’ 빈축

입력
2019.02.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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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본회의장. 도의회 홈페이지
충남도의회 본회의장. 도의회 홈페이지

충남도의회가 연초부터 개인사무실 성격의 지역민원상담소 개설, 해외연수 강행, 청사로비에서 출장뷔페 즐기기 등 잇단 도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로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도의회는 지난달 31일 제309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충남도의회 지역상담소 설치ㆍ운영 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4명, 반대 9명으로 가결했다.

조례는 지역주민이 입법ㆍ예산 정책을 건의하고 지역현안과 생활불편 사항 등을 수렴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의장이 도내 15개 시 군 전체에 지역상담소를 설치하고 도의원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 퇴직 공무원을 상담사로 위촉할 수 있도록 했다. 천안 3곳, 아산 2곳 등 18개 상담소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은 4년 동안 19억6,200만원으로, 의회 자체예산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ㆍ군마다 기초의회 사무실이 있는 데도 도의회에서 예산을 들여 직접 상담소를 운영하는 것은 세금 낭비이자 월권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세종충남본부 관계자는 “상시 고용체제로 들어가면 20억원으로 운영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의원들이 자기정치를 하기 위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례안에 반대표를 던진 오인환(논산1) 의원은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별도의 비용과 인력투입은 문제가 있다”며 “도민 공감대를 높일 수 있도록 수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임시회를 폐회한 뒤 도의원들은 도의회 1층 로비에서 1인당 3만원 상당의 출장뷔페와 와인을 곁들여 오찬을 즐겨 민원인들의 빈축을 샀다.

뷔페가격이 비싸지 않았지만 설 연휴를 앞둔 월말인데다 민원인 방문이 많은 시간대에 청사로비에서 ‘먹자판’을 벌인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혈세로 개인사무실 설치, 평일 청사에서 ‘우아한 뷔페 즐기기’ 등 개념이 부족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도의회는 다음달 13~23일까지 11일동안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유럽 3개국 해외연수를 결정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외유성 연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연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은 30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외연수 배경과 목적, 주요 일정 등을 설명했다.

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예천군의회 가이드 폭행사건으로 지방의회 해외연수 무용론 여론확산을 의식한 듯 “사전준비를 충분히 한 해외연수이며 소나기 피하듯 가고 싶지 않다”며 “위원회소속 의원들은 술을 마시지 않아 알코올로 인한 불상사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당당했다.

그러나 연수 기간 공식 방문기관은 베네치아 관광국, 슬로베니아 관광청, 류블랴나 대학 한국학연구소, 자그레브 관광청, 두브로브니크 관광청,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등 11곳으로 관광지 중심으로 짜여 있다. 또한 방문기관 체류일정이 대부분 1~3시간 내외로 연수의 내실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다른 시 도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취소가 잇따르고, 사전에 열린 공무연수심의위원회에서도 3대 2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기도 했다.

이상선 충남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는 “꽉 채운 일정은 외유성 흔적을 지웠을 뿐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등 방문지를 보면 다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지들 아니냐”라며 “사회적 공분이 들끓고 있는 시기에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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