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제 모습인 것 같아요.”
‘문제적 남자’, 그리고 ‘톱스타 유백이’까지. 배우 김지석에게 연상되는 이미지는 밝고 쾌활하며, 약간은 허당미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마주한 김지석은 그보다 훨씬 진중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예상을 완전히 깨는 반전의 모습에 김지석은 “사실 이게 더 저의 모습과 가깝다. 콘셉트가 아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고 밝은 모습이 연기하는 것은 아니고, 가식도 아니에요. 그저 대중 분들의 이미지에 부합하고 상충하면서 카메라 앞에서는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는 원래 제 모습이 나오는 거고요. 이런 모습에 당황해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신데 진중해 보이든, 약간은 다운돼 보이든 이게 제 모습인 것 같아요. 친근하고 밝은 제 대중적인 이미지 역시 다 저이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저니까요.”
사람 김지석의 모습을 잠시 뒤로 하고, 첫 타이틀롤을 맡았던 ‘톱스타 유백이’에서 그는 자존감과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즘의 소유자 유백으로 완벽 변신했다. 자기애 넘치는 모습부터 오강순(전소민)과의 로맨스까지 유백 그 자체로 분하며 안방극장에 힐링을 전했던 김지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 역시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작품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처음으로 느낀 게 많은 작품이었어요. 늘 당연시 하던 것들에 대한 깨달음이 저를 많이 성장시켜준 것 같아요. 자세나 마음가짐 등이 바뀌는 계기가 됐죠.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에 대한 위안 이상으로 얻은 것들이 있던 작품이었어요.”
꾸준한 작품 활동 속 끊임없는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 김지석은 “여전히 변화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래서 변화를 꾀하려는 것도 있어요. 새로운 변신을 잘 해냈을 때는 카타르시스를 느끼죠. 그게 배우로서 가장 잘 해내야 하는 거잖아요. 욕심나는 캐릭터요? 한 가지 캐릭터를 정해둔 건 아니지만, 마치 ‘역적’ 때처럼 그 타이밍에 많은 분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캐릭터로 변신했을 때 ‘김지석이 저런 것도 소화 가능 하구나’라는 반응이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대중 분들의 이미지나 저를 향한 기대치를 비틀어 연기로서 다가갔을 때 기분이 좋거든요. 지금은 갓 작품을 끝내서 그런지 콕 집어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 같아요. 굳이 이야기하자면 장르물 등을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겠죠. 반전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김지석은 인터뷰 말미, 자신이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일련의 목표점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늘 고민이에요. 그렇지만 돌이켜 봤을 때 저 자신도 그렇고, 보시는 분들도 그렇고 ‘좋은 작품 안에는 늘 김지석이라는 배우가 있었구나’라는 걸 생각하셔도 성공한 것 같아요. 그런 작품 속에서 연기를 해 나가고 싶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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