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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합’ 강조하면서도 국경장벽ㆍ이민문제에서 민주당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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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합’ 강조하면서도 국경장벽ㆍ이민문제에서 민주당 압박

입력
2019.02.0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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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정연설 장면 / 캡처/2019-02-06(한국일보)
트럼프 국정연설 장면 / 캡처/2019-02-06(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상ㆍ하원 합동의회 형식의 국정 연설에서 위대한 미국을 위한 정파간 갈등의 극복 및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스스로는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적 업무정지) 사태를 불러왔던 국경장벽 건설을 거듭 촉구하며 이민문제에서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 때문에 약 8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공화ㆍ민주당 의원들이 동시에 기립 박수를 보낸 부분은 미군 장병에 대한 존중 및 여성권익 등에 국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등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내가 제시하는 의제는 공화당이나 민주당만이 아닌 미국민의 어젠다”라면서 “우리의 공동체를 더 안전하게, 우리의 가족을 더 강하게, 우리의 문화를 더 풍요롭게, 우리 믿음을 더 깊게, 우리의 중산층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번성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복수와 저항과 보복의 정치를 거부해야 하고, 협력과 타협과 공동선의 무한한 가능성을 포용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함께 수십 년의 정치적 교착을 깨고, 과거의 분열을 극복하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연합을 결성하고, 새로운 해법을 만들고, 미국의 미래에 대한 특별한 약속의 문을 열 수 있다. 그 결정은 우리의 것"이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공화당과 민주당은 긴급한 국가적 위기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불법 이민 문제와 미-멕시코 간 국경장벽 건설 필요성을 거듭 촉구했다.

때문에 국정연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반응은 큰 차이를 드러냈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은 주요 연설 대목에서 기립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인색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 등을 일으켜 세워 치하할 때는 기립박수를 같이 치며 호응했지만, 이민 문제나 미ㆍ멕시코 국경장벽 문제 등을 거론할 때는 자리에 앉아 무표정한 표정을 지으면서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상당수가 민주당 의원들로 보이는 여성의원들은 흰색 의상을 입고 참석,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주요 대목에서 냉담한 반응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화합을 강조했지만 정작 이날 국정연설은 미 정치의 분열상을 극명히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세기 전 미 의회가 여성의 참정권을 부여한 헌법 수정안을 통과시킨 것을 거론하면서 의회에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원들이 많이 진출했다고 언급하자, 의원들은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이들 '백의' 여성의원들도 동참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지난달 30일 민주당의 여성의원 모임(DWWG) 회장인 로이스 프랭클(플로리다) 하원 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여성의원들에 오는 5일 하원회의장에서 열리는 국정 연설에 흰색 의상을 입고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프랭클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흰옷을 입는 것은 미 전역에 걸친 여성의 연대를 존중하는 메시지이자 우리가 어렵게 얻은 권리를 잃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서는 많은 여성의원이 검은색 의상을 입고 참여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해 지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최나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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