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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반도 대전환의 시대는 열리는가

입력
2019.02.07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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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일자와 장소가 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국 연방의회에서 행한 신년 국정연설에서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의 일환으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역사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을 공식화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6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측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와 미국측의 상응한 실천적 행동조치와 관련한 최종 조율을 이어갔다. 북미정상회담의 최종결과는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하고,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보아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는 적어도 1차 정상회담 때와는 많이 다른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년국정연설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 대담에서도 “나는 그를 좋아한다. 나는 그와 엄청 잘 지내고 있다. 우리는 환상적인 궁합”이라고 말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이같은 우정과 신뢰의 표시는 의미심장해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국을 향해 상호인정과 존중의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올바른 협상자세와 문제해결 의지를 갖고 임한다면 반드시 서로에게 유익한 종착점에 이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연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서도 별도로 강조한 대목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간 가장 적대적이고 충돌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북한과 미국의 최고 지도자간의 의미 있는 신뢰구축 현상은 현재와 미래의 북미관계를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예측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 두 사람은 지난 해 5월 이후 최근까지 모두 6차례나 친서를 주고 받았다. 이는 아직도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 사이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두 정상의 빈번한 친서 교환은 주요 고비 때마다 대화를 추동하고 견인해왔다. 김 위원장의 친서와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반응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협상을 이어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이같은 사실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펑화체제 구축이라는 결코 달성하기 쉽지 않은 수많은 난제와 변수들을 고려하더라도 그나마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우리는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의 일환으로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역사적인 노력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은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를 강조한 점이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서로의 고질적인 주장에서 대범하게 벗어날 것‘을 요구한 데 대한 화답으로 해석하고 싶다.

이번 2차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가 정치적 명운을 걸지 않는 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본회담보다는 사전조율 과정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즉 두 정상이 서명할 공동성명의 초안이 충분히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회담으로 가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만약 2차 정상회담에서도 1차 때와 확연히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두 지도자 모두가 정치적 부담뿐 아니라 치명적 신뢰의 위기를 떠안을 수 있다. 따라서 2차 정상회담 일자와 장소가 공식적으로 확정되었다는 것은 이미 큰 틀에서는 상당 수준 조율이 끝났음을 시사한다. 트럼프와 김정은 두 지도자의 대담하고 파격적인 협상스타일을 고려하면 본회담 당일에 또다른 깜짝 합의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조만간 도래할 수도 있는 실질적인 한반도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비핵화와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실질적인 한반도 냉전종식에 이르는 중요한 첫걸음이 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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