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HI★인터뷰] '극한직업' 진선규 "못생긴 원숭이 같은 얼굴, 걱정 많았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HI★인터뷰] '극한직업' 진선규 "못생긴 원숭이 같은 얼굴, 걱정 많았죠"

입력
2019.02.06 08:00
0 0
배우 진선규. ‘극한직업’ 포스터
배우 진선규. ‘극한직업’ 포스터

"시나리오를 받고 저도 놀랐어요. 비중이 너무 커서. 촬영하면서는 걱정을 많이 했죠. 너무 못생겨서."

진지하게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 모습에서 '극한직업' 속 유쾌한 마형사의 모습이 묻어났다. 한때 큰 코가 고민이었다지만, 막상 만나보니 수수하면서도 훤칠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듣는 사람까지 공손해지게 만드는 겸손한 매력은 덤. 특별한 매력을 지닌 배우 진선규를 만났다.

천만 고지를 향해가는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진선규는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에 '극한직업' 시나리오를 받았다. 이병헌 감독에게 재차 "진짜 이 역할 저 시켜주시는 거냐"고 물었단다. 4년 전 사석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진선규는 '팬심'을 갖고 감독을 마주했다. 영화 '스물'을 인상적으로 봤던 그는 새벽까지 감독과 술잔을 기울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감독의 영화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하고 싶었다던 진선규는 빠르게 주연을 꿰차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극한직업'의 배우들과는 작품을 통해 전부 처음 만났다.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가족 같은 느낌은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진선규는 "느낌이 좋더라. 연기를 떠나서, 존경하는 마음을 떠나서 배우들의 느낌이 좋았다. 다섯 명이 탁 모였을 때 모두 착한 사람들이고 낯설고 어색한 게 없었다. 그 느낌대로 계속 찍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영화에서 강렬한 액션신을 선보이는 그는 "밤 촬영이 많아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날씨도 너무 도와줬고, 외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 다섯 명이 모여서 수다를 떨다 보면 힘든 것도 잊었다"며 웃었다.

너무나 조곤조곤한 그에게서 '범죄도시' 속 위성락의 모습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상당히 남성적인 성격일 거라 예상했지만 내성적이고 섬세한 분위기를 지닌 사람이었다.

"실제론 전혀 터프하지 않아요. 지금 이게 제 모습이죠. 또한 그것이 연기하는 즐거움이 생길 수 있는 방식인 거 같아요. 늘 이렇게 살다 보니까 다른 사람을 연기할 때 재미를 느끼거든요. 저라고 내면에 성질 나고 악한 게 왜 없겠어요. 그런 것을 꺼내고 도전할 수 있어 연기가 좋아요.”

진선규.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진선규.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다면 이병헌 감독이 '극한직업' 마형사 캐릭터에 바란 것은 뭐였을까.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조기축구회 같은 데서 보면 밉상은 아닌데 분위기 파악 못하는 아저씨들이 가끔 계시잖아요. 막 술 먹자고 하고 그러다가도 '이게 아닌가' 싶으면 바로 접는, 1차원적으로 반응하는 사람. 그런 느낌이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마형사는 저 혼자 만든 건 아니라 생각해요. 구타를 하는 하늬, 한심하게 바라보는 동휘나 승룡이 형, 명이가 있으니까 캐릭터가 만들어진 거죠. 오버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어요."

촬영을 하면서는 엉뚱한 걱정도 했다. 스스로가 너무 못생겨 보였다는 것.

"모니터를 보는데 정말 못생긴 거에요. 예쁜 아기 원숭이가 아니라 진짜 원숭이가 있더라고요. 걱정이 많이 됐죠. 저의 연기가 아니라 얼굴이 못생겨서 몰입에 방해가 됐어요. 그런 걱정을 하기 시작하면서 감독님한테 '나 진짜 괜찮게 하고 있는 거냐'고 물어봤어요. 감독님이 '마형사 매력 있어요. 이런 얼굴 없어요' 해줘서 위안이 되면서도 계속 의심을 했죠. 하하."

외모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던 그에게 '콤플렉스'에 대해 물었다.

"없다면 거짓말이죠. 연극할 땐 몰랐는데 매체에서 단역을 하면서 친구들이 코 계를 만들었거든요. 제가 왜 안 되는지를 분석한 결과, 코가 큰 게 문제라고 하더라고요. 제수씨들도 그렇게 말을 하고, 그래서 (코 계를) 한 거죠. 카메라를 탁 비췄을 때 윤곽이 있어야 하는데 많이 없으니까 저도 좀 (콧대가) 있으면 나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어요. 지금은 고칠 수는 없고 최대한 분장과 의상의 힘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이하늬 씨의 대사 중에 ' (마형사는) 봐줄게 얼굴밖에 없다'는 말이 있거든요. 그거 정말 좋았습니다. 하하하."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