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 공장에 남아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안전사고로 잇따라 숨졌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7시 20분쯤 인천 동구 송현동의 한 철강제조 공장에서 크레인 신호수 A(55)씨가 작업 중 12m 높이의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이어 오후 11시쯤엔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에서 기계 오작동을 점검하던 배모(51)씨가 컨베이어에 끼어 숨을 거뒀다.
A씨는 공장에서 철근을 화물차에 옮기는 크레인 기사에게 신호를 보내던 중 난간에서 추락했다. A씨 외에도 협력업체 소속 신호수 3명이 다른 위치에서 작업 중이었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안전사고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난간에 걸게 돼 있는 안전고리를 하지 않고 작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씨는 기계 오작동을 점검하기 위해 상체를 컨베이어 입구에 넣었다가 갑자기 컨베이어가 작동해 사고를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컨베이어 일부를 절단해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배씨는 병원 이송 전 숨졌다. 당시 바닥이 물과 기름으로 미끄러워 사고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컨베이어 작업을 2인 1조가 아닌 1명이 하게 돼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를 상대로 안전사고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충남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에서 김용균(당시 24세)씨가 컨베이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안전사고에 경종을 울렸지만 이후에도 비슷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김씨가 숨진 지 보름 만에 충남 예산과 아산의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2명도 기계에 끼면서 잇따라 숨을 거뒀다.
오세훈 기자 comingh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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